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HMM 해상노조(해원연합노동조합)가 파업 찬반 투표를 가결하고 스위스 국적 해운선사 MSC로 집단 이직을 선언한 가운데, 사직서를 내거나 이직한 직원이 현재까진 없다고 사측이 밝혔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오션서비스 부문 고위 임원은 이날 HMM 본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선원들의 전원 사표 제출에 대해 "단 한명도 스카우트 제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HMM이 용선(선박 대여)하고 있던 2척의 선박을 선주인 조디악(Zodiak)사에 반납하게 됐다"며 "이 배는 다시 MSC에 용선될 예정이었고, MSC에서는 해당 선박에 타고 있던 HMM 해상 직원들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스카우트 조건은 4~5개월 계약직으로 선장은 월 1만7000달러, 1항사·기관장 등은 월 8500달러 등이다. HMM 평균 급여의 2배 정도를 받지만, 계약 연장 여부나 처우 등은 불확실하다.
이 관계자는 "4~5개월 계약직으로 올 것을 제안했는데, 계약직의 신분 불안정성 등으로 인해 아무도 응하지를 않았다"며 "국적선을 타고 활동한다는 자부심도 물론 크게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MSC는 자체 선단 규모를 300척에서 500척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중국, 우크라이나 선원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MSC는 또 오는 10월께 MSC 서울 사무실을 개소해 구인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상노조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전체 조합원 4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2.1%(투표자 대비)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해상노조는 파업과 별도로 단체 이직을 선택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의사를 물은 뒤 오는 25일쯤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