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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없으면 피해자 어디서 도움 받나"…폐지론 정면 대응

유승민, 여가부 폐지 공약…하태경 "여가부, 젠더갈등 조장"
여성단체 "남성 정치인 책임 여성에게 전가하는 꼼수" 비판

 

[파이낸셜데일리 서현정 기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자 여성가족부가 정면으로 반박했다.

여성가족부가 사라지면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폭력 피해자들이 제대로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정 성폭력방지법 시행 및 양성평등조직혁신추진단 출범 브리핑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여성가족부가 조금 더 분발하라는 취지인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차관은 "저희가 성폭력상담소, 가정폭력상담소와 같이 피해자들을 위한 상담소들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고, 이 분들을 위한 법률 지원 등이라든가 상담 등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라며 "이런 분(피해자)들이 여성가족부가 없다면 어디에서 이런 도움을 받으실 수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김 차관은 "사실 모든 정책이라는 게 사회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며 "저희는 저희의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항상 저희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20년간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가치 확산과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양한 제도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2차 피해라는 개념조차도 없었는데 여성가족부가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을 제정해서 2차 피해를 법률에 정의를 하고 관련된 지침을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정책효과가 부족하다는 것과 그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이나 기구가 없어져야 된다고 하는 것하고는 별개인 것 같다"라며 "여성가족부는 갈등해소와 사회구성원 간의 통합 그리고 조정, 가장 취약한 계층들을 위한 지원, 또종 성범죄로부터의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대통령이 되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9대 대선때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여성가족부가 과연 따로 필요할까?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고, 정부의 모든 부처가 여성 이슈와 관계가 있다"라며 "여가부라는 별도의 부처를 만들고 장관, 차관, 국장들을 둘 이유가 없다. 여가부 장관은 정치인이나 대선캠프 인사에게 전리품으로 주는 자리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직속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만들고, 여성가족부의 기능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나누자는 게 유 전 의원 생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날 SBS 인터뷰에서 "저는 여성가족부 같은 것들이 여성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안 좋은 방식이라 본다"며 "여성가족부는 사실 거의 무임소 장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빈약한 부서를 가지고 그냥 캠페인 정도 하는 역할로 전락해버렸는데 그렇게 해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불평등 문제가 있다고 해도 잘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요즘것들연구소' 시즌2 출범식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여가부는 사실상 젠더갈등조장부가 됐다"라고 말했다.

여성계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논평을 통해 "여성가족부와 여성가족부 장관에게만 과도한 비난의 화살을 겨누는 것은, 실질적 권력을 갖고 있는 남성 정치인들이 했던 각종 비위와 잘못된 관행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려는 질 낮은 꼼수"라고 말했다.

이어 여.세.연은 공군 성폭력 사건과 성비위 교사 등의 예시를 들고 "정부 부처 내에서 일어나는 상급자에 의한 성비위 사건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부처들이 여성가족부보다 젠더 관점에 기초한 정책을 잘 수행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이들은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에 대해서도 "모든 부처 그리고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수많은 자리들이 대선캠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주는 전리품으로 전락했다"라며 "그럼에도 여성가족부 장관만이 능력 없고 자격 없는 전리품 인사로 취급되는 것은 여성의 성취를 특혜로 인식하는 기존 남성 중심적 시각의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양성평등위원회 설치에 대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라도 인적·물적 자원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즉 위원회가 권고한 일을 전적으로 담당해 처리할 수 있는 부처가 있어야만 성평등이 정책이 실현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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