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증권사 암호화폐 리포트 쏟아지는데...무슨 내용

암호화폐 관련 분석리포트 작년 1건→올해 17건 급증
글로벌 블록체인 결제‧ETF 등 관련시장 급성장 전망
자본연, TF 통해 가상자산 연구‧거래소도 시세 모니터링
증권업계 "정부가 암호화폐 가치 인정하면 공식정보 제공 가능"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와 관련한 분석리포트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들이 전 세계 자본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블록체인을 이용한 결제수단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상자산 연구에 착수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가에서 암호화폐를 제목으로 내건 분석리포트는 현재까지 17건이 발간됐다. 재작년과 지난해 각 1건에서 이례적으로 늘어난 수치다.

그동안 암호화폐는 비주류 가상자산으로 분류돼 증권사들의 모니터링 범위 밖에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 등으로 투자자가 몰리며 급등락을 보이자 증권사들은 서둘러 집중 분석에 들어갔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대형사는 물론 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대신증권, DB금융투자, 케이프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들까지 잇달아 가세해 관련 리포트를 내놓는 중이다.

손하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과 높은 가격 변동성은 투자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지만 시장의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며 "블록체인 ETF는 채굴업체, 투자기업들에 분산 투자할 수 있어 암호화폐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는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수단을 넘어 기업의 새로운 사업수단이 돼 가는 중"이라며 "가장 큰 변화는 탈중앙화에서 중앙화로 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직접 발행하기 시작하며 중앙은행의 권력에 침범하기 시작했다"면서 "현저히 낮은 보안위험과 발행·유지비용 등 암호화폐는 발행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장점이 명확하다. 암호화폐 생태계는 가까운 미래에 투자자가 아닌 발행자와 사용자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과 제한적인 결제 범위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관과 기업들의 관심은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이는 금융 소비자들의 투자 수요 확대와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활용한 금융서비스 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심 연구원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암호화폐나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산업이 늘어날수록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도입 움직임도 활성화될 전망"이라면서 "암호화폐와 CBDC가 상호 공존하는 흐름이 예상되는데, CBDC 도입에 앞서 유통 채널 측면에서 플랫폼 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암호화폐 관련 불법행위 방지를 위한 '가상자산 거래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관련 제도 개선에 착수한 바 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최근 TF를 구성해 암호화폐 연구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표적인 암호화폐 시세를 모니터링하는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전담하는 조직이나 전문인력 배치가 미미한 상황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기존 정보기술(IT)이나 스몰캡(소형주) 담당 연구원들이 분석해 보고서를 내는 정도다. 향후 글로벌 자본시장 흐름에 맞춰 암호화폐 전담팀과 인력 운용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가상자산을 위한 별도의 TF나 담당인력은 따로 없다"면서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결제 등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다면 증권사들도 투자자를 위한 공식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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