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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을 쌀포대처럼 끌고 다녀"…미얀마 군부 공포정치 증언

점심 먹으러 가던 17세 소년 향해 총격
사라진 이웃 주검으로 돌아와…"국가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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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서현정 기자]  지난 3월27일 오전 10시38분. 초민랏은 친구 2명과 오토바이를 타고 한 미얀마 도시를 달리고 있었다. 목수로 일하던 그는 점심을 먹기 위해 집으로 이동 중이었다.

갑자기 검은색 트럭 두 대가 그들 앞에 멈춰 섰다. 트럭 뒤 칸에 타고 있던 군인들은 오토바이를 향해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영문 모를 사격에 오토바이는 급하게 방향을 바꿨고, 인근에 건물에 추돌했다. 친구 두 명은 가까스로 도망쳤지만, 초민랏은 땅에 쓰러진 채 신음만 냈다.

군은 축 처진 초민랏을 트럭 뒤에 싣고 떠났다. 초민랏은 몇 시간 뒤 군 병원에서 숨졌다. 그의 나이 17세였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최근 UC버클리 인권센터 조사연구소와 진행한 연구에서 미얀마 군부의 이같은 민간인 학살 사례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와 연구소는 두 달 간 진행한 조사에서 2000여개 트위터 및 온라인 사진, 가족 인터뷰, 증언, 현지 매체 보도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군부가 시신이나 부상자 신체를 이용해 시민들의 공포심을 유발한 사례 130여건이 확인됐다. 군부는 거리에서 시신을 낚아채 쌀 포대처럼 끌고 다닌 뒤, 차에 실어 운반했다.

어느 날 사라진 이웃이 주검으로 돌아오는 사례도 확인됐다. 시신은 고문 흔적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증인은 전했다.

가족 동의 없이 부검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사망신고서에 사인이 심장병이나 추락 등으로 기재된 경우도 있었다. 군부는 한밤중에 시신을 화장하거나 이미 묻혀 있는 시체를 발굴하기도 했다.

시신을 돌려받기 위해선 군 병원에 돈을 지불해야 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집 앞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이 총상을 당하는 사고도 있었다. 닉 치스맨 호주국립대 교수는 "우발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시민들을 무장 해제 상태로 만들려는 군부의 정교하고 체계적인 계획"이라며 "국가 테러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월1일 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이후 825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군부는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정확한 사망자 통계를 요구했지만, 군부는 응답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1988년과 2007년 미얀마 유혈사태를 연구했던 반 트란 코넬대 교수는 "대규모 진압이나 살상을 숨기는 건 이전부터 존재했던 군의 전략"이라며 "대규모 작전을 동원해 시신을 화장하거나 매장하기 때문에 유족들은 자신의 가족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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