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차라리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수용해달라"는 빌라 주민들

공사 시작되면 조용한 일상 빼앗긴다…원삼면 죽능리 18가구
빌라 인근에 하수종말처리시설, 변전소 예정돼 삶의 질 저하 우려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반도체클러스터 조성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조용하게 보내는 일상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됩니다."

 경기 용인시 원삼면 죽능리 일대의 빌라 앞에서 만난 주민 A씨는 "대다수가 고령의 어르신들로 차라리 사업부지에 수용됐으면 좋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1999년 준공, 20년도 넘은 한 동짜리 이 빌라는 건물 앞뒤가 산에 둘러싸여 있어 여느 한적한 시골 동네와 다름 없는 곳이다.

빌라 근처에는 주민들이 손수 일군 것으로 보이는 작은 텃밭들이 조성돼 있으며, 간혹 오가는 차량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물다.

 이곳 빌라 주민들은 주변 원삼면 일대 일부 주민들이 반도체클러스터 사업부지 내 수용을 반대하는 입장과 달리 자신들의 빌라를 수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빌라는 지상 3층 규모로 모두 18세대가 거주 중이며 가구당 면적은 98.2㎡(약 30평) 가량이다.

 SK반도체클러스터 조성예정지는 해당 빌라에 닿을 수 있는 유일한 도로인 왕복 2차로 비탈길을 경계로 건너편 야산까지 지정됐다.

원삼면 주민들은 낮은 토지 보상가, 반도체클러스터 개발에 따른 외부 부동산 투기세력 유입 등으로 이 사업부지 내 토지 수용을 반대하고 있다.

원삼면 일대에는 토지 수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알리는 형형색색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그러나 이 빌라 주민들은 반도체클러스터가 들어서면 향후 진행될 공사 시 소음과 먼지에 시달리고 또 주변 풍경이 훼손돼 그동안 누려 온 조용한 일상이 유지되기 힘들다는 이유로 사업부지 내 편입을 원하고 있다.

 커뮤니티 SNS에도 해당 빌라에 산다고 밝힌 주민 B씨가 이러한 바람을 담은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이 게시자는 "15년 전 조용하고 공기가 좋아 들어왔는데 앞으로 (반도체클러스터 지정으로) 공사 소음과 먼지와 더불어 인근에 하수종말처리시설, 변전소가 들어서면 삶의 질의 급격한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며 "도로를 기준으로 수용지역에서 제외돼 오히려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게 됐다. 주민들은 만장일치로 수용을 원한다"고 사업부지 편입을 희망했다.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인근 부동산업계는 해당 빌라의 반도체클러스터 사업부지 편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곳의 공인중개사 C씨는 "해당 빌라와 접해있는 도로를 경계로 주택이 몇 채 있는데 모두 수용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며 "아직 수용된다고 들리는 얘기도 없고, 주민들이 소망한다고 해서 수용이 이뤄지지는 않기 때문에 결과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한편, 용인 SK반도체클러스터 조성사업은 415만㎡ 규모에 총사업비 120조원을 투입하는 반도체산업의 대표적인 민간 투자 프로젝트로 올해 안에 착공, 2025년 초에 1단계 팹(생산 라인)이 준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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