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올 상반기 중국 증시 호황을 지켜보며 지지부진한 박스권인 국내 증시보다 매력을 느꼈다. 해외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 정보가 적어 간접 투자인 중국 주식형 펀드를 골랐다.
그러다 중국 증시가 갑자기 하락세에 접어든데 이어 폭락을 거듭했고, 급기야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가 나서 각종 정책으로 증시 부양을 나섰지만, 변동성만 클 뿐이었다.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팔아야할 지, 아니면 원금 회수까지 기다려야할지 고민 중이다.
상반기까지 5000포인트를 넘나들던 중국 증시가 6월 중순을 기점으로 급격한 하강 곡선을 그리며 중국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이 낮은 수익률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 상당한 자금이 빠져나갔다.
11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KFR)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중국 주식형 펀드는 약 140여개다.
이들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개월간 -15.2%, 3개월간 -12.4%다. 그나마 최근 중국 증시의 반등으로 한 달 간 수익률은 6.5%로 플러스로 돌아서며 한숨 돌리긴 했지만 손해를 만회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그간 빠져나간 자금 규모는 막대하다. 이달 기준으로 1년간 유출된 자금만 2조1106억원에 달했고, 연초 대비해서도 1조3521억원이나 됐다. 6개월 동안에도 무려 5139억원의 자금이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A씨처럼 중국 증시 펀드에서 큰 손해를 본 결국 투자자들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주식형 펀드에서도 선진국 증시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추세다. 아울러 리스크를 가늠할 수 없는 주식형 대신 채권혼합형 펀드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그나마 안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증시에 투자 중인 펀드는 연초 이후 현재까지 7859억원, 6개월간 398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 기준금리 리스크가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친 최근 3개월간 163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금리인상 시기 연장이 결정된 9월 한 달간 222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며 선진국 증시 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채권혼합형 펀드의 관심은 이보다 더 대단하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에는 연초보다 2조462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중 뚜렷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난 최근 3개월에만 절반에 가까운 1조560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그만큼 수익률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의 6개월간 수익률은 0.45%다. 비록 3개월간 -0.37%로 마이너스였지만, 최근 한 달간은 1.34%로 다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시 말해 중국발 글로벌 위기에도 주식형 펀드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펀드에서도 유형에 따라, 또한 펀드에 담은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한 차이를 나타내다 보니 전문가들은 펀드를 선택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고 당부한다. 특히 ▲자금유입 ▲출시기간 ▲장기수익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국 주식형 펀드의 경우 증시의 급격한 상승과 하락이 나타나며 펀드 수익률 역시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다소 위험성이 높다"며 "최근 선진국 주식형 펀드나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펀드 선택에 있어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출시기간이 길어야 성과를 충분히 평가할 수 있기에 적어도 3년 이상 운용돼 온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단기 수익률보다는 장기 수익률 위주로 살펴야 좋은 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