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자산종합관리계좌)'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반면 소수 종목을 중심으로 압축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문형 랩어카운트'의 인기는 떨어지는 추세다.
투자자문사들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형 랩과 달리 일임형 랩은 고객이 랩 어카운트를 통해 맡긴 자산을 증권사가 알아서 운용하는 상품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현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잔고는 70조5262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17조2259억원(32.31%) 증가했다. 2011년 10월말에 비해서는 23조2955억원(49.32%) 늘어난 수치다.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 수 및 계약건수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2012년 10월말 기준 77만9781명인 고객 수는 84만3254명으로 6만3473명(8.13%) 늘었다. 계약건수는 지난해보다 94만9850건(5.51%) 증가한 95만3750건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자문형 랩어카운트 계약잔고는 4조464억원에서 2조8319억원으로 1조2145억원(30.01%) 급감했다. 계약건수 역시 6만7724건에서 2만7174건(40.12%) 줄어든 4만550건을 기록했다.
자문형 랩은 2011년 5월말 기준 계약잔고가 9조원을 넘어서는 등 같은해 상반기까지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주요 편입 종목의 주가 하락 여파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자 계속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은 일임형 랩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주식·채권 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해외증권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손실 위험을 줄이겠다는 판단이다.
한편 투자자들은 일임형 랩 중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 WM(자산관리) 사업부 관계자는 "올해 주식시장 흐름이 불투명해지자 손실을 최소화하는 안정적인 랩 상품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문사의 손익현황을 살펴봐도 자문 수수료 수익은 줄어든 반면 일임 수수료 수익은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4월~9월) 전체 투자자문사의 자문형 수수료 수익은 1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5억원(34.4%) 감소했다. 일임형 수수료 수익은 383억원으로 118억원(44.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