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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또 이적할까봐…" 슈틸리케 감독의 씁쓸한 농담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올스타전의 선발 명단에 대해 함구했다. 

고의로 감추기 위한 연막작전은 아니었다. 하루가 멀다하도 쏟아지는 선수들의 이적이 그의 입을 가로 막았다. 

16일 오후 2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팀 최강희 vs 팀 슈틸리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슈틸리케 감독은 올스타전 선수기용에 대한 질문에 "선발 명단의 힌트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과거와는 달리 양 팀 감독들이 직접 선수 선발에 관여했다. 팬과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 감독 및 주장들이 직접 뽑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드래프트를 실시, 사령탑들이 원하는 선수들을 데려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들여 멤버를 꾸린 슈틸리케 감독이 선발 명단을 선뜻 공개하지 못한 것은 K리그 클래식을 강타하고 있는 선수들의 이적 러시 때문이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동 혹은 중국발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면서 적지 않은 수의 선수들이 팀을 이탈했다. 대다수가 올스타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뽑은 선수 중에는 공격수 정대세(시미즈)와 미드필더 고명진(알 라이얀)이 FC서울과 수원 삼성을 떠나 새로운 리그로 옮겼다. 지난 2일 올스타전 선수 선발을 진행한 지 불과 보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이 이적으로 많이 이탈해 경기 준비에 애로사항이 있었다. 상대보다 우리가 좀 더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면서 "내일 선발 명단의 힌트를 줄 수 없다. 오늘 내일 사이 누가 또 이적을 할지 모르는 일"이라며 조금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올스타전에서 선수 몇 명이 빠진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다만 팬들이 직접 선발한 최고의 선수들이 부상이 아닌 이적으로 뛸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팀 슈틸리케의 알렉스(제주)와 이재성(전북)은 리그 경기 중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과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구상했던 베스트 11 중 총 4명이 빠지게 됐다.

팀 최강희에서는 베스트 11의 포워드로 선발된 에두(전북)가 중국행을 선택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리그 최고의 투톱인 이동국-에두 카드를 꺼내려고 했던 최강희 감독과 이를 보란 듯이 막아내려던 슈틸리케 감독 모두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긴장하면서 이동국-에두 투톱에 대한 기대를 했는데 에두가 빠졌으니 작전을 다시 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동국은 전북에서 좋은 활약을 했을 뿐 아니라 축구 선수로서 좋은 커리어를 보여줬다. 내일 어떤 플레이를 할 줄 잘 알고 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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