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5경기 중 2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지만 연장 끝내기 승부가 2경기나 연출되는 등 짜릿한 승부가 펼쳐졌다.
넥센은 연장 12회 승부 끝에 KIA에 역전승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LG는 연장 11회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롯데를 1-0으로 꺾었다.
넥센 히어로즈는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넥센은 44승 1무 35패가 됐다. 아쉽게 패한 KIA는 시즌 40패(37승)째를 당했다.
9회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에서 KIA는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반면, 넥센은 매 이닝 끝내기 찬스가 찾아왔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 12회말까지 이어졌다. KIA는 조쉬 스틴슨을 마무리로 올리며 경기를 무승부로 끌고가려 했다.
그러나 스틴슨은 선두 타자 김하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유한준의 내야안타로 무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등장한 고종욱이 주자를 옮기기 위해 희생번트를 댔다. 순간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졌다. 스틴슨이 타구를 잡아 1루에 송구했고 이때 베이스커버에 들어갔던 2루수 최용규가 공을 잡는 과정에서 글러브를 낀 왼팔이 주루하는 고종욱과 부딪히며 꺾였다.
최용규는 순간 공을 떨어뜨렸고 그 사이 김하성이 홈으로 대쉬했다. 최용규는 몸을 일으켜 황급히 공을 포수에게 던졌지만 결승 끝내기 득점이 올라간 뒤였다.
이 득점으로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가 찍혔다. 그라운드로 걸어나온 넥센 선수들은 1루 베이스 근처에 쓰러진 최용규를 배려해 여느 끝내기 경기와 달리 승리 세리모니를 하지 않았다.
LG 트윈스는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터진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로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전날 도합 33안타의 난타전을 펼쳤던 양팀은 의외의 투수전을 펼쳤다. 루카스 하렐과 송승준이 동시에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LG 선발 루카스는 공 121개를 던지며 7⅔이닝 3피안타 3볼넷 12탈삼진 무실점으로 눈부신 역투를 하고 내려갔다. 자신의 한국무대 최다 탈삼진 기록이었다. 롯데 송승준도 질세라 8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에 투구수 124개로 호투했다.
그러나 선발투수가 내려간 후에도 두 팀은 번번히 기회를 잡지 못했다. 11회가 돼서야 LG 오지환이 1사 만루에서 이명우를 상대로 개인 5번째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봉중근은 1⅓이닝을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2승(2패 10세이브)을 거뒀다.
9위 LG는 4연패에서 탈출하며 36승(1무45패)을 신고했다. 8위 롯데는 37승43패가 됐다.
두산 베어스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장단 14안타를 집중시키며 9-4로 승리하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두산은 선발 앤서니 스와잭이 5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3실점하며 시즌 2승(1패)째를 챙겼다.
한화는 선발 미치 탈보트가 3이닝 5실점(4자책)하며 조기 강판됐다. 이후 내보내는 투수들마다 점수를 내줘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한화 정근우는 5회 2루 도루에 성공하며 10년 연속 두 자릿 수 도루를, 이용규는 7회 안타를 때리며 6년 연속 세자릿 수 안타를 각각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43승 33패로 이날 경기가 없었던 NC를 끌어내리고 2위에 올랐다. 한화는 37패(41승)째를 당했다.
한편 마산구장(kt-NC)과 대구구장(SK-삼성)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우천으로 이틀 연속 취소됐다.
◇KIA 고졸루키 박정수 깜짝투·이홍구 연타석포에도 패배
중반까지 경기 분위기는 KIA가 가져갔다. KIA는 데뷔 첫 선발등판한 고졸 루키 박정수가 5이닝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2실점했다. 그 사이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삼진 7개를 뽑아냈다.
타선에서는 프로 첫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홍구가 3회 솔로포(시즌 5호)와 5회초 투런포(시즌 6호)을 터뜨려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 3-2로 앞섰다.
넥센은 2-3으로 뒤진 5회말 2사 2, 3루에서 박병호가 박정수에게 삼진을 당했다. 6회와 7회에도 찬스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8회말 2사 2루에서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유한준이 대타로 나와 KIA 마무리 윤석민을 상대로 동점 2루타를 때려내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9회초 KIA 타선을 3자 범퇴로 막은 넥센은 이어진 공격에서 선두 타자 서건창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양팀 덕아웃의 두뇌 싸움이 벌어졌다. 넥센은 이날 멀티 히트를 친 브래드 스나이더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주자를 3루에 보내는데 성공했다.
끝내기 위기에 몰린 KIA 윤석민은 박병호와 김민성을 잇따라 고의 사구로 내보내며 루상을 모두 채웠다. 유재신을 풀카운트 승부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운 윤석민은 김재현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KIA는 연장 12회초 2사 2루에서 투수 김광수가 타석에 들어서는가 했더니 외국인 선발 조쉬 스틴슨을 대타로 기용했지만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경기는 12회말 무사 1, 2루에서 고종욱의 희생번트가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냈고, 2루에 있던 김하성이 홈까지 들어오며 경기는 종료됐다.
◇'오지환 연장 11회 끝내기' LG, 롯데 꺾고 4연패 탈출
이날 양팀 타선은 선발투수들의 호투에 막혀 제대로 점수를 내지 못했다.
1회를 탈삼진 3개로 시작한 루카스는 3회 볼넷과 중견수의 실책으로 아두치를 3루까지 보냈지만 후속타자 김문호를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처리했다. 4회에도 최준석에게 3루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하지 않았다.
송승준도 4회까지 안타와 볼넷으로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2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5회 1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2타자 연속 삼진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0'의 행진이 계속된 가운데 선발투수가 내려간 후에도 양팀은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다.
9회 롯데는 1사 1, 3루 기회에서 오승택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허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기회를 날렸다. LG도 10회 2사 만루에서 대타 양석환을 기용했지만 롯데 마무리투수 이성민에게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LG는 11회 선두타자 정성훈의 안타와 이진영의 안타, 채은성의 고의4구로 다시 1사 만루 기회를 맞았고 오지환이 바뀐 투수 이명우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 힘겹게 승리를 가져왔다.
◇'장단 14안타' 두산, 한화 꺾고 연패 탈출
두산 타선은 1회부터 한화 탈보트를 두둘겼다. 1회초 민병헌의 안타와 정수빈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 3루에서 김현수의 안타와 데이빈슨 로베로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먼저 뽑았다. 이어 1루에 있던 김현수가 탈보트의 폭투로 2루에 안착했고, 오재원의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한화는 2회말 선두타자 이종환의 볼넷과 이성열의 단타에 이어 권용관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지만 주현상의 땅볼로 1점을 추격하는데 그쳤다.
위기를 넘긴 두산은 3회 1사 2, 3루에서 유민상의 2타점 2루타로 2점을, 4회에는 1점을 더 추가하며 6-1로 달아났다.
한화는 4회 이성열의 적시타와 임익준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따라 붙었지만 9회 경기가 끝날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다.
두산은 5회 민병헌의 2타점 2루타와 6회 오재원의 솔로홈런(시즌 8호)으로 3점을 더하며 9-3까지 점수를 벌렸다.
한화는 8회 정근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김태균의 2루타로 1점을 올렸지만 더는 추격하지 못하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