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인 16일 오후 8시께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짝’ ‘짝’ ‘짝’ 세 번의 죽비 소리와 함께 10분간 침묵이 감돌 예정이다. 10만개의 연등이 빛을 내뿜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방한한 200여명의 해외 고승과 광장을 메울 약 20만 대중이 한마음으로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기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승려 400여 명이 참석하는 '광복70년, 한반도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가 15부터 3일간 서울 광화문, 조계사, 현충원, 그랜드힐튼호텔 등지에서 열린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한불교 조계종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16일 부처님 오신 날 연등행렬과 연계해 한국불교 1천700년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행사로 열린다.
조계종은 “최고의 수행력을 갖춘 200여 명의 고승 대덕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의 마지막 분단국인 대한민국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고 지역, 세대, 이념을 넘어 불자와 세계인의 화합을 기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캄보디아, 스리랑카, 미얀마, 몽골, 중국, 대만, 부탄 등 세계 각국에서 최고 지도자급 승려가 방한한다.
초청 인사 명단에는 캄보디아 승왕인 텝봉 스님, 스리랑카 시암종 부종정인 니얀고다 스님, 방글라데시 담불라 황금사원 창립자이자 주지인 우빤야조타 스님 등 고승이 포함돼 있다. 세계종교지도자협의회 바와 제인 사무총장(힌두교도) 을 비롯한 타 종교 인사들도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등 주요 종단의 지도자들을 포함해 180여명의 스님이 참석한다.
이들은 15일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16일 오전에는 현충원을 참배한다. 이날 오후 그랜드힐튼호텔에서는 세계종교인회의가 열린다. 진제 스님과 제임스 코알스키 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 수석 사제 등 20여명이 참여해 세계 평화를 위한 종교인의 역할을 논의하고 세계 평화기원문을 채택한다.
16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는 연등 행렬과 함께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예정이다. 예년에 동국대를 출발해 종각 사거리에서 마무리됐던 연등행렬은 올해는 이날 오후 8시 광화문광장으로 집결한다.
또한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태극기 등을 비롯해 '평화통일한반도등' 평화와 화합의 의미를 담은 '마애삼존불등' 등이 선보인다.
오후 8시에 시작하는 무차대회는 차별 없이 누구나 참여해 부처의 덕과 지혜를 나누는 불교의 대중법회다. 조계종은 이날 행사에 2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제 스님이 직접 법문을 한다.
국내외 스님들은 이날 행사에 앞서 세월호 유족들을 격려한다. 식전행사로 달마토크도 진행된다. 러시아의 텔로 툴쿠 린포체 스님, 방글라데시의 우빤야조타 스님, 스리랑카의 니얀고다 스님 등 세 명의 스님이 한국인에게 전하고픈 법어를 전한다.
17일에는 종로구 조계사에서 한국전쟁 희생자를 위한 수륙무차대재가 열린다. 한국전쟁 희생자를 위로하는 범불교 행사로 불교전통의식인 천지양명수륙무차평등대재(수륙재)를 열어 남과 북측 참전 희생자와 참전국의 희생자를 위로한다.
한편 15일부터 조계사 옆 우정공원과 서울 봉은사, 청계천 등지에서는 전통 등 전시회가 열린다. 17일 낮에는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내외국인이 함께 참여하는 전통문화마당도 열린다.
부처님 오신날 당일인 25일에는 오전 10시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법요식이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