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가 도쿄돔 공연을 한다니 감격스럽습니다."
그룹 '샤이니'가 14일 일본 도쿄돔 무대에 오르기 전 소속사 관계자의 말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탄탄한 입지를 다진 그룹이지만, 일본에 진출한 K팝 가수들에게는 꿈의 무대인 도쿄돔에 서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뜻이다.
"2년 넘게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경직돼 있었잖아요. 그 과정에서 여기까지 온 게 자랑스럽습니다."(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
2011년 6월 일본에 데뷔한 샤이니는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앨범 발표와 공연을 통해 입지를 다졌다. 특히 지난해 펼친 '샤이니 월드 2014 ~아임 유어 보이~(SHINee WORLD 2014 ~I'm Your Boy~)'는 아레나 투어와 함께 소규모 홀 투어도 진행한 장기 프로젝트였다. 공연횟수만 30회다.
"해마다 투어를 꾸준히 진행했어요. 아레나 투어를 계속하다가 각지에 있는 일본 현지 팬들을 만나기 위해서 지난해 홀 투어를 계획했죠. 1000~2000명 관객과 함께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공연이었어요. 그렇게 팬들에게 가까이 가겠다는 의지가 조금은 통한 게 아닐까요?"(종현)
샤이니가 14, 15일 데뷔 4년만에 선 도쿄돔 무대는 '샤이니 월드 2014 ~아임 유어 보이~'를 마무리하는 공연이었다. 양일간 10만 관객이 들어선 도쿄돔 공연을 포함해 샤이니는 이 투어로 모두 30만 관객을 만났다. 일본에 정식 데뷔하기 전 펼친 투어를 포함하면 누적관객수는 77만명에 달한다.
"도쿄돔은 일본 아티스트도 서기 어려운 무대에요. 그 공연장을 이틀 연속 꽉 채운 건 그만큼 샤이니가 일본에서 인기가 있다는 뜻이죠. 가창력, 댄스 퍼포먼스, 확실한 캐릭터도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레벨이 높은 아티스트들이 한국서 활동하는 것 자체가 일본에도 큰 영향을 줄 거로 보고 있습니다."(타쿠 나카무라 유니버설 뮤직 재팬 매니징 디렉터)
샤이니의 상징색인 '펄아쿠아그린'으로 가득 찬 도쿄돔은 장관이었다. 5만 팬이 한목소리로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은 멤버들 뿐만 아니라 자리를 함께한 이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공연장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던 팬들이 그 증거다.
"공연 시작과 동시에 울뻔했어요. 사방이 초록빛이었잖아요. 가까스로 참았죠."(종현) "30번 이상 공연한 뒤 도쿄돔에 와 그 도쿄돔 무대에 올라가니까 감동을 많이 받았던 거 같아요. 오늘 울 거라고 예상은 했었는데 그렇게 빨리 울 줄은 몰랐죠."(키)
샤이니는 공연장이 주는 분위기에 취한 듯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 탓인지 태민은 공연 후반부 한 곡의 무대를 쉬어야만 했다.
"도쿄돔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에 너무 긴장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근육이 경직됐었죠. 마음이 너무 앞섰어요. 그냥 억울했죠. '왜 벌써'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다 보여주고 싶은데, 멤버들에게 피해도 준 거 같아서 정말 억울했어요."(태민) "생각보다 무대가 정말 넓었기 때문에 초반에 힘을 많이 빼면 뒤로 가면 이렇게 힘들 수 있구나를 느꼈던 무대였죠."(종현)
샤이니의 도쿄돔 공연으로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를 포함해 모두 4팀을 도쿄돔에 세우는 저력을 보였다. 현지에서 '엑소'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만큼 이제 막 도쿄돔 공연을 성사시킨 소속사 선배 샤이니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좋은 조언, 음악적 해석을 공유한다기 보다 저희가 잘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봐요. 그게 길을 닦아준 선배에게 보답하는 길이자 후배들을 돕는 일인 거 같아요. 무대를 통해 후배들이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종현)
그 무대를 좀 더 많은 공연을 통해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이다. 물론 한국을 포함해서다.
"일본 공연을 계속하면서 늘 생각했던 건 한국에서도 좋은 무대를 보여야 겠다는 거에요. 언제나 한국 사람임을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온유) "이 경험을 토대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노력할 겁니다. 샤이니는 계속해서 더 위로 치고 올라갈 거니까 지켜봐 주세요."(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