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민들의 휴대전화 1개월 통화량을 200분으로 제한하면서 명의를 도용한 휴대전화인 이른바 '대포폰'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의 한 지방 공무원은 9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요즘 웬만큼 산다하는 사람들은 아리랑 터치식 손전화를 쓰고 있다"면서 "특히 간부와 큰 상인들은 이런 전화기를 2대씩 가지고 다닌다"고 전했다.
아리랑 스마트폰의 1대당 가격은 450달러로 북한주민들이 구매하기 힘든 수준이지만 북한 체신당국의 통화량 조사를 피하려는 일부 가입자들이 대포폰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매 가입자당 통화량을 200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그 이상 넘어서면 통화내역을 도청하거나 감시를 한다"며 "이 때문에 장사를 크게 하는 상인들과 간부들은 200분을 다 쓰고 모자라 다른 사람의 명의로 손전화를 하나 더 뽑아가지고 모두 400분을 쓴다"고 설명했다.
평양의 한 대학생은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일성 종합대학 학생들을 비롯한 평양시의 웬만한 학생들도 손전화를 2대씩 가지고 다닌다"며 "미화 20달러만 주면 자기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이런 사람들은 가난해서 평생가도 손전화를 가질 능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 체신성과 함께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의 오라스콤 텔레콤은 최근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전체 인구의 10% 수준인 24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초기에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5월 200만명을 넘어선 이후로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