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후보자들간 단일화를 통한 '합의추대론'이 고개를 들면서 그 실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선출은 범친노계(우윤근·이목희 의원)와 중도파(이종걸·주승용 의원)간의 경선대결로 확정됐다.
그러나 7·30 재보궐선거 참패와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자진사퇴 등으로 당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등 민심이 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계파간 혈투를 벌이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새 원내대표는 합의추대로 선출, 당이 화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원내대표 후보자들은 계파간의 경선보다는 합의추대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시했다.
우윤근 의원은 7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원내대표 후보를) 단일화 할 수 있으면 하자"며 "계파 이익을 대변하지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우리가 치열하게 경쟁하기보다는 차분하게 단일화하자는 얘기가 있다"고 밝혔다.
중도파 후보들도 이번 원내대표는 합의추대로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의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합의만 잘 이뤄진다면 '합의추대'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우선은 (후보들 간) 합의 노력을 할 것이고, 그게 잘 안 된다면 민주주의 원칙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저와 입장이 가까운 주승용 의원과는 100% 단일화를 할 것"이라며 "사안별, 주자별 단일화를 해서 당원들과 의원들이 합의를 원하면 합의추대를 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주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일 오전까지 후보자(대리인)간 만남을 통해서 머리를 맞대고 경선 없는 후보 단일화를 이뤄 국민들에게 당내 화합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제안한다"며 "마지막까지 논의해도 합의되지 않고 경선 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면 저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중도파 의원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역시 기자회견에서 "전임 원내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물러난 상황에서 후임 원내대표 선출을 경선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특정계파가 독식하는 것은 안된다. 원내대표는 합의추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비대위원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윤근 이목희 VS 이종걸 주승용 누구로 추대할까. 만약 경선 후 운동장이 더 기울었다면 또 파동이다. 국민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져 주면 이기고 당이 산다"며 "한세력이 독식하면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합의추대로 원내대표가 선출될지는 미지수다.
단일화 요구 목소리는 표면적으로는 경쟁을 지양하자는 취지이긴 하지만 계파간 불균형을 제기하며 사실상 친노 진영 후보에게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오히려 계파간 전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또 이목희 의원의 경우 단일화보다는 친노진영 후보간의 협력의 의미를 더 두고 있어 4후보간의 아름다운 추대는 힘들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후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1시간20여분 동안 단일후보 합의추대 여부를 놓고 비공개 심야회동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들은 주 의원이 제한안 단일화는 물론 원내대표 선출은 합의추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공감했으며 선거전까지 이같은 노력을 지속키로 했다. 다만 단일 후보로 누구를 추대할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 과정에서 원내대표 선거와 비상대책위원 추가 구성 문제를 두고 우윤근·이목희 의원은 두 문제가 별개라고 주장한 반면 이종걸·주승용 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는 등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와 비대위 구성 등이 계파별 안배와 상관있는지 여부를 두고도 약간의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들은 8일 다시 만나 후보 단일화 논의와 합의추대 여부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