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일본 위안부 국장급 회의가 재개되고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가 방한하는 등 정부와 일본 간 접촉이 잦아지면서 한일관계에 모종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한일 국장급 협의는 이날 일본에서 재개된다. 외교부 이상덕 동북아시아국장과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한일 국장급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국장급 협의는 지난 4월16일(서울), 5월15일(도쿄), 7월23일(서울)에서 모두 3차례 개최됐지만 일본의 고노 담화 검증 작업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그간 중단돼왔다.
양국이 약 2개월 만에 만나는 만큼 일본이 진전된 입장을 갖고 나오느냐가 관건이지만 회담이 재개된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란 분석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일본 내 대표적 지한파인 모리 전 총리 역시 이날 한국을 찾아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0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인 모리 전 총리는 이날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뒤 청와대로 이동해 아베 총리의 친서를 박 대통령에게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한일 정부 고위급 인사 간 접촉은 최근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미얀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일 외교장관이 11개월 만에 양자회담을 열었고 최근 한일 외교당국 간 중동·북미·문화외교 국장급 협의가 열리기도 했다. 다음달 1일 도쿄에선 현정부 들어 최초로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가 열릴 예정이다.
이 때문에 대일 강경파로 분류되던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한일관계에 변화를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윤 장관은 지난 14일 한일 양국간 문화교류 행사인 '한일 축제한마당'에서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와 공연을 관람하고 20여분 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2012년 10월 한국에 부임한 벳쇼 대사가 윤 장관을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당시 회동은 화제가 됐다.
다만 외교부는 기존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광일 대변인은 18일 "한일 양국 외교차관 간의 전략대화가 신 정부 들어 최초로 개최되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신 정부 들어 김규현 당시 차관이 당시 방일한 적도 있고 일본의 외교차관도 방한한 적이 있고 차관급의 대화는 항상 이뤄졌다. 위안부 문제협의를 위한 국장급 협의도 계속돼왔다"고 설명했다.
노 대변인은 또 "물론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는 단호히 대응하되 경제·문화 교류, 인적교류 등 다른 분야에 있어서의 양국관계는 강화시켜 나간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경색국면을 면치 못했던 양국관계가 잇따른 접촉을 계기로 변화를 겪게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