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25일 세월호 유가족을 공격하는 내용의 소문을 생산하는 배후로 여당인 새누리당을 지목하며 비난공세를 폈다. 이에 새누리당은 배후설을 부인하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의 카톡(카카오톡) 유언비어에 전쟁을 선포한다"면서 "카톡 유언비어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새누리당 김재원 수석이 대외비 문건을 만들고, 심재철 위원장이 카톡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 폄훼 유언비어를 광범위하게 유포시킨 사건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어제는 문재인 의원에 대한 유언비어를 하태경 의원이 유포시켰다. 새누리당은 협상 때마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증인이 거론되면 문 의원을 끌어들여서 물 타기를 시도했고, 드디어 이제 그 내용이 카톡에 유포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단식 40여일 째를 이어가는 유민아빠에 대한 카톡 건도 마찬가지"라며 "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없이는 더 이상 국정파트너로서 대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만약 국정감사가 지연된다면 내일 카톡에 비용손실액을 야당 탓으로 돌리는 내용이 돌아다닐 것이다. 이것은 야당말살정책이다.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카톡 유언비어의 보이지 않는 손, 유포부대가 무법천지로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는 현상, 이것은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같은당 조정식 사무총장도 이날 회의에서 "세월호특별법과 관련된 악성루머와 댓글, 허위사실 유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단식 중에 쓰러진 유민아빠에 대한 악의적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국정원의 유민아빠 사찰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총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악성루머와 댓글, 그것의 배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을 추적하고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도 이날 서울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금 가족들이 요구한 특별법 내용을 왜곡시키고 가족들에 대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퍼져나가고 있다"며 "가족들이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져서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당대표단·의원단 연석회의를 열고 "지난 주말부터 SNS상에서 일제히 유가족에 대한 흑색선전과 유언비어가 난무하기 시작했다"며 "누구든 이를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당장 중단하라. 유가족과 다른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인격과 사생활을 매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딸을 잃은 슬픔과 극한의 단식으로 쓰러진 김영오씨를 사생활까지 들먹이며 비난하는 일부 세력의 패륜적 망언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유가족이 거론조차 하지 않은 갖가지 보상 정책에 대해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유가족을 능멸하는 언동은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사람으로서의 기본 도리마저 팽개친 언행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반발했다.
배후로 지목된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모르겠다. 고소고발을 하든지 말든지"라며 박영선 원내대표를 겨냥, "이제는 인간적으로 불쌍할 따름"이라고 공격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관계없는 것을 마치 관계있는 듯이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해명을 하냐"며 "전쟁을 선포했다는데 한번 잘 싸우시라고 격려의 말을 전달해야겠다. 우리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치 우리가 그런 일을 하는 것과 은근히 내 이름 넣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심히 불쾌하다"고 심경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