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사무처 직급 간 갈등조짐…입피아 비난도

 국회사무처 내 직급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직급 직원들이 차별대우를 문제 삼으며 고위직급 직원들을 '입피아(입법부 마피아)'로 지칭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국회본부 국회사무처지부 자유게시판에는 최근 직급간 차별대우에 불만을 드러내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한 노조원은 "국회사무처는 5급공채와 6급이하 공채로 나뉘어져 양날개를 형성하고 있지만 지금 한쪽 날개는 꺾여서 한 날개로 겨우겨우 나는 척을 하고 있다"며 "5급공채 출신들이 라인(계선조직)을 모두 장악하고 외국 갈 준비를 위해 영어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에 나이든 6급이하 출신들은 위원회에서 노안 든 눈으로 열심히 검토보고서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파견근무)은 5급공채들이 독점하고 있다"며 "근무경력도, 조직기여도도, 영어점수도 낮은데 오로지 직급이 높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그렇게 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노조원은 "정권이 바뀌고 국회권력이 바뀌어도 소위 5급공채 출신 '입피아'들은 여전히 국회의원보다 더 권세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회사무총장 하나 내부에서 만들지도 못하고 아니 만들려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자신의 영달을 위해 머리 조아리고 정치권 인사들에게 잘 보이려고 온갖 아부를 떠는 것을 직원들이 모를 줄 아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나 입법고시 출신인 5급 이상 직원들은 6급 이하 직원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사적체 탓에 불만을 느끼던 6급 이하 직원들이 심경을 토로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2000년대 들어 5급 이상을 뽑는 입법고시가 매년 실시되면서 해마다 10명 후반에서 20명 초반의 5급 신입직원이 수혈되다 보니 7~9급 공채로 국회사무처에 들어온 직원들은 승진 기회를 잃게 됐으며 이것이 불만의 근본적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조게시판에 게재된 글들이 여름 인사철을 맞아 국회의장과 사무총장을 압박하는 차원의 움직임이란 분석과 이를 통해 향후 인사에서 6급 이하 직원들의 승진을 촉구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또 이번 글들이 정의화 국회의장과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정 의장이 취임한지 채 2개월 여 밖에 되지 않은데다가 박 사무총장 임명승인안은 국회 본회의도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회사무처 역시 노조 게시판에 게재된 글에 대해 "국외파견 기회 편중 등 각종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다"며 "최근 사무처 인사에서도 입법고시 출신이 아닌 사람이 승진했고, 미국으로 파견된 인사 중에도 입법고시 출신이 아닌 사람이 많다"고 항변했다.

이처럼 입법고시 출신과 7~9급 공채 출신 간 반목이 되풀이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사무처 내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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