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새정치연합, 비상회의 마무리…쟁점은?

박영선 비대위원장 직접 맡을듯…중앙위 구성·공천기준 선정 '과제'

새정치민주연합이 7·30재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정당혁신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박영선 대표권한대행이 3일 사흘 간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관련 단위별 비상회의'를 마무리할 예정인 가운데 당내에서는 비대위원장 선출과 역할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박영선 비대위원장 직접 맡을까

당장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은 박영선 대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직접 맡을지, 당내 혹은 당 밖에서 제3의 인물이 당 혁신을 주도할지의 여부다. 박 대표대행은 7·30재보선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지도부의 일원인 만큼 비대위원장직 수행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2일 재선의원 비상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비대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당연히 거론됐다. 그 흐름은 일정하게 잡혀 있다"면서도 "의견수렴 절차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후 당헌·당규가 정비되지 않았고 현재 모든 권한이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중앙위원회에서 절차적 정당성은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일단 계파색이 옅어 당내 여러 세력과 잘 통한다는 게 강점이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의원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원내대표 경선 때는 486세대 이인영·우상호 의원 등의 지지를 받았다. 박지원 의원과는 18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활동을 계기로 '박남매'로 통할 만큼 가까운 사이다.

이번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새정치연합 스스로에게 있는 만큼 외부인사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는 것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옳지 않다는 의견도 높다.

신계륜 의원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유일하게 남은 지도부인 만큼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추슬러야 한다"며 "다만 중앙위원회를 속히 구성해 박영선 비대위원장 체제의 절차적 정당성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 의원은 "사람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철저하게 당 내부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외부인사가 와서 당을 맡아서 어떻게 한다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단이 아니라 처방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철저하게 이 안에서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용…비대위 과제는

하지만 비대위원장 보다는 비대위가 어떤 구체적인 혁신을 해낼지가 관건이다. 이원욱 의원은 "누가 비대위원장이 돼도 상관없다고 본다"며 "콘텐츠를 제대로 잡아내고 그 이후에 (정기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가 실천해나가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은 2일 재선의원단 비상회의에서 혁신 방향을 공정성·민주성·안정성으로 정리했다. 김한길·안철수 체제에서 아무런 절차도 없이 모든 권한을 공동대표에게 일임했고, 이에 따라 당의 결정을 구성원들이 수용하지 못하고 결국 당내 분열을 불러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번 재보선 패배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공천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데 의원들은 선수를 막론하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중앙위원회 구성이 시급해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1일 중진의원단 비상회의에서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회 의장단 등 지명절차가 따로 필요 없는 당연직 중앙위원들에게 비대위 체제와 관련된 내용을 추후 보고키로 했다.

이인영 의원은 "가장 시급한 것은 중앙위원회를 구성해 가동하는 것"이라며 "시·도지사, 군수·구청장, 국회의원 등 대중적인 권력으로 선출된 분들이 모여서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당의 지도를 결정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 의원도 "기본적으로 지역위원장 구성이 제일 중요한 문제"라며 "당연히 정당혁신, 공천혁신도 국민들의 관심사항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공천기준을 만들어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유성엽 의원은 "또 비대위 구성하고 혁신한다고 설왕설래하고, 전당대회 해서 새로운 지도부 뽑는다고 나아지겠나"라며 "중앙당을 폐지하거나 명목상의 중앙당으로 남겨놓고, 그동안 중앙당에서 행사했던 힘이나 역할을 각 지방으로,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영선 대표대행은 이날 마지막 비상회의를 끝으로 오는 4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의견수렴 결과를 공유하고 비대위 구성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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