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몽준·박원순 공식선거운동 첫날, 서울일대 돌며 지지 호소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 각자 서울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 정 후보는 '안전'과 '민심'을 살피는 행보를 이어가며 넓은 층의 지지를 호소한 한편 새정치연합 박 후보는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를 도보로 돌며 지지를 호소하는 색다른 유세전을 펼쳤다. 

◇ 정몽준 '안전·민심'…시장 돌며 친서민 이미지 강화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용산 시범중산아파트를 방문해 노후 건물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등 '안전' 행보를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높아지면서 '안전서울 만들기'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정 후보는 이날 용산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용산 사업과 관련해 "용산 사업이 여러분을 위해, 서울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민 여러분의 뜻에 따라 용산 사업 재개를 돕겠다"며 사업 재개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 "박 후보는 13년간의 노력을 도로아미타불로 만들었다. 사업 좌초에 큰 책임이 있지만 용산 사업을 남의 일 이야기하듯 한다"고 비판했다. 또 "재개발 권한을 서울시가 독점하는 것은 안 된다"며 "시장이 되면 구청장들에게 권한을 대폭 이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이어 한남 뉴타운 3구역을 방문해 "제가 시장이 되면 뉴타운 관련법 범위 내에서 5개 구역 가운데 진행 가능한 사업을 먼저 파악하고 진행하면서 관련법 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는 (뉴타운 사업) 방치가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해서 하면 범죄나 다름 없다. 박 후보는 자신이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라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정치적 행동을 한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이어 성산대교 북단을 방문해 안전 점검을 이어갔다. 

그는 이후 서울시내 시장을 돌며 민심 행보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서민 후보'임을 자처하는 등 선거가 '재벌 대 서민' 구도로 가는 것에 대한 경계의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정 후보는 이날 서대문 영천시장을 방문한 뒤 종로 광장시장을 돌며 시장 상인과 요구르트를 나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빈대떡과 막걸리도 마시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깻잎김밥과 3000원짜리 레모네이드, 문어, 콩 등을 사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왔던 기억도 있다.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데가 아니라 추억이 있어 이런 전통 재래시장이 잘 되도록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래시장들에 필요한 주차장, 화장실 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한 비판에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새누리당 최창식 중구청장 후보 출정식 행사에 참석해 "박 후보는 한 마디로 무능하고 위험한 후보"라며 "박 후보의 10대 거짓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시장을 하는 동안 임대주택을 8만호 공급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만 호도 못했다. 또 일자리를 40만 개 만들었다고 했지만 실업자가 21만 명이다.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어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마트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박 후보의 포스터 사진을 언급하며 "박 후보 포스터를 보니 거무칙칙한 색에 옆 얼굴을 찍어놨더라. 관상을 봐야 심성을 알 수 있지 않느냐"며 "1000만 서울시민에게 자기 앞 얼굴도 제대로 못 보여주는 분이 서울시장을 해서 되겠느냐. 문제가 있는 것 아니"고 농담 어린 비판을 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KBS1TV에서 방영된 후보 첫 TV연설을 갖고 "서울시가 마을공동체 사업에는 2500억 원이나 지원했지만, 올해 지하철 안전 예산은 1000억원을 감액했다"며 "서울시장이 서울시민 안전에 소홀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오후 9시19분에는 TV광고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광고는 서울 시민들이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에 정 후보가 답하며 희망을 전달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 박원순, 여당텃밭 강남3구서 온종일 '나 홀로 배낭유세' 

강남 3구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층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민심이 출렁이면서 6·4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박 후보의 강남 유세는 이처럼 변화하는 강남민심에 대한 러브콜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오전 8시4분께 유동인구가 많기로 소문한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곤색 양복에 노타이 차림의 박 후보는 강남역에서 역삼역 방향으로 걸으면서 출근길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되 자신의 기호나 이름을 말하지 않고 일상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오전 10시께 강남구 역삼동 핸드스튜디오에서 테헤란빌딩 창업자들과 간담회를 마친 박 후보는 곧바로 서울 삼성동 구(舊) 한국감정원 부지 옥상에서 '영동권 국제교류 복합지구 조성'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은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에 이르는 영동권역 약 72만㎡을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점심시간에는 선릉역을 찾아 점심 시간을 맞은 직장인들과 악수를 건네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후 강남구 대치동과 서초구 방배동을 연이어 방문해 해당 지역 출마자들에 대한 지원유세를 펼쳤다.

위례신도시를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마친 박 후보는 퇴근길에는 송파구 신천역 박 후보는 신천역 인근 먹자거리와 새마을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박 후보의 이날 유세는 이미 공언한대로 유세차, 로고송, 율동, 확성기가 없는 이른바 '4무(無) 선거'로 치러졌다.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차분하고 조용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다. 

출근길 인사에서는 주위 수행원들 없이 홀로 시민과 만났으며 이후 선릉역, 신천역 유세에서도 최소한의 인원만 곁에 뒀다. 

특히 와이셔츠 차림에 배낭을 매고 거리를 누비며 시민들에게 격의없이 다가서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배낭에는 시민들로부터 전달받은 민원 등을 받아 적은 공책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나홀로 배낭 유세'에 대해 "차를 타고 지나가면 그냥 지나가지만 걸으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대화도 나눈다"며 "저 혼자 조금씩 다니면 많은 성찰과 교훈, 소통을 할 수 있다. 이런 거야 말로 새로운 정치이며 새로운 선거운동"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오후 7시45분께 잠실역에서 퇴근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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