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후 첫 휴일인 18일 서울시장 후보인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박원순 후보가 나란히 같은 행사에 참석해 표심잡기에 나섰다.
두 후보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와 3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조용하고 차분한 태도로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지만 안전 문제를 놓고는 여전히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두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은평구 북한산에서 열리는 제12회 서울특별시장기 생활체육 등산대회에 나란히 참석했지만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자리에서 정 후보는 박 후보를 만나 "요즘 바쁘시죠"라고 악수를 건네자 박 후보는 "예, 얼굴이 좋으시네요"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정 후보는 지하철 공기질 문제를 제기한 것을 겨냥해 "얼굴이 좋은 거고 뭐고, 기분 나쁘게 해드려서 내가…"라고 뼈있는 말을 건넸다. 이에 박 시장은 "아니 건강이 제일 좀 (중요하죠)"라고 즉답을 피한 채 정 후보와 행사 내내 별다른 대화를 주고받지 않았다.
두 후보는 축사에서도 기싸움 양상을 보였다.
먼저 축사에 나선 정 후보는 은평-강북-도봉 등 북한산벨트에 친환경 관광특구를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적극 설명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빨리 산에 가야하니까 한 마디만 하겠다. 안산즐산(안전한 산행, 즐거운 산행) 하세요"라고 축사를 끝내면서 사뭇 대조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두 후보 캠프에서는 정 후보가 제안한 지하철 공기질 문제에 대한 공동조사와 박 시장이 제안한 서울시 공동 안전공약 발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박 시장 캠프 진성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박원순 시장은 정 후보의 제안인 지하철 공기질 조사를 전격 수용했지만 정 후보는 박 후보의 공동 안전공약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제안이 이행되지 않는 책임을 적반하장 격으로 박 후보에게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 후보는) 서울시민의 안전은 관심 없고, 지하철 공기 문제를 정치공학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지하철 공기질 문제는 공동 안전공약의 논의 과정에서 공약 얼마든지 다룰 수 있는 문제이고 우리는 허심하게 다루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 후보 캠프의 박호진 대변인은 "서울시 지하철 공기질을 공동조사하려면 실무자들이 만나서 해야 하는데 (박 시장 측에서)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말로만 공동조사를 수용하고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정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 공기질 공동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향후 두 후보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식에서 다시 한번 만날 예정이다.
이후 박 후보는 서울대학교 정문 인근에 위치한 관악산 저류조 조성공사 현장을 찾아 안전행보를 이어간다. 반면 정 후보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오는 19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후보 관훈클럽 토론회를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