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16개국과 스캠단지 무력화 공조

초국가 스캠범죄 대응 '글로벌 공조 작전회의' 열려
조직 거점 무력화·피해자 송환·도피사범 추적 등 추진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한국 경찰이 주도하는 초국가 스캠범죄 대응 작전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가 실행 국면에 접어들었다. 11일 서울에서 개막한 글로벌 공조 작전회의에는 미국, 중국, 영국 등 16개국과 인터폴, 아세아나폴, UNODC 등 3개 국제기구가 참석해 스캠조직 근거지 무력화, 피해자 구출, 자금 차단 등 세부 공조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열린 첫 대면 회의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영국, 호주, UAE 등 16개국과 인터폴, 아세아나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3개 국제기구가 참석했다. 스캠 범죄의 조직화·산업화 양상이 심화됨에 따라, 국제사회의 실질적 공조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개회식에는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비롯해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담당관 등이 참석해 각국 대표단을 맞이했다.

유 직무대행은 개회사에서 "스캠범죄는 인신매매, 강제노동, 사이버사기, 자금세탁 등 다양한 범죄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번 회의가 피해자 구출과 조직 근거지 와해를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3일 발족한 '국제공조협의체'를 기반으로 한다. 협의체는 한국과 인터폴, 아세아나폴, 그리고 미국,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9개국이 참여해 초국가 범죄 공동대응을 위한 다자 협력체로 출범했다. 경찰청은 이를 바탕으로 정보 공유 체계, 공조 수사 틀, 피해자 송환 및 보호 시스템 구축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재영 국제협력관은 비전 선포 연설에서 "전 세계 각지에서 기승을 부리는 스캠단지는 이제 인간을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으며, 이는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글로벌 치안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국제공조협의체 출범을 제안했고, 우리의 비전은 공정성, 연속성, 지속 가능성, 연결성이라는 네 가지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며 "협의체는 매년 의장국을 순환하며 운영하고, 전임-현임-차기 의장국이 공동 운영을 통해 리더십의 연속성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회원국 간 원활한 정보 교류와 공조수사를 지원할 상설 사무국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 협의체는 향후 각국의 '안티 스캠 센터' 설치를 촉진하고, 상호 정보 공유 및 합동대응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또 이 협력관은 "2주 뒤 모로코에서 열리는 인터폴 총회에서, 협의체를 인터폴 시스템과 제도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결의안을 상정할 예정"이라며 "이는 브레이킹 체인스 작전을 통해 형성된 지역 협력을 전 세계 경찰 간 공식 협력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재석 국제공조담당관은 브레이킹 체인스 작전의 4대 핵심 목표로 ▲스캠단지 물리적 거점 무력화 ▲피해자 식별 및 구출·보호 ▲범죄수익 차단 ▲도피사범 추적을 통한 풍선효과 차단을 제시했다.

박 담당관은 "지난 10월 인터폴은 대한민국 경찰과 함께 베트남-캄보디아 국경지역에서 합동작전을 실시했으며, 이달 중 아세안 주요 국경 지역에서도 추가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며 "브레이킹 체인스와 국제공조협의체를 통해 협력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튼튼한 기반을 만들고, 하나의 네트워크로 범죄 사슬을 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각국이 선정한 조직범죄 사건 24건과 관련 단서 75건에 대한 정보 교환도 이뤄졌으며, 증거가 확보된 8건에 대해서는 피의자 검거와 피해자 구출을 위한 실질적 공조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경찰청은 풍선효과 방지를 위해 대한민국이 인터폴에 펀딩하고 있는 도피사범 추적 작전(인프라-시프, INFRA-SEAF)과 연계해 합동대응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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