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추석 연휴와 다음 달 중순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부의 국가전산망이 마비되면서 향후 국정 운영이 지연될 우려가 나온다.
특히 각종 국가통계와 경제정책을 관할하는 경제부처의 경우 일부 핵심 시스템은 복구됐지만, 여전히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서비스가 많아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나서고 있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청 등 주요 경제부처의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본원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로 인해 나흘째 주요한 국가전산망이 멈춘 상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화재로 인해 중단됐던 정보시스템 647개 중 47개가 복구됐다. 이 가운데는 정부24, 우체국 금융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정상가동…국가통계포털 피해 커
기재부 산하 재정정보시스템 등도 정상 가동되고 있다.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dBrain+), 열린재정, 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e나라도움). e나라재산, 국세외수입포털 등은 전날 오후 4시를 기점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기재부에서 담당하는 디브레인과 e나라도움은 모두 정상 작동 중"이라며 "e나라도움은 광주 서버를 사용하고 있어 피해가 없었고, 디브레인은 대전에 있지만 화재가 난 층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메일도 오늘 복구가 돼 자료 송부가 가능하다"며 "국회 자료 제출 등 국감 준비에도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경우, 서버를 모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 두고 있어 복구 작업이 아직 한창이다. 통계청 대국민 서비스 9개 중 2개가 이날 정상 작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가통계포털(KOSIS)의 피해가 가장 큰 상황이고, 대국민 서비스 외에 유비스(UBIS) 등 내부망까지 포함하면 38개 서비스가 다수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통계청 관계자는 "저희도 밤새도록 작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국세청, 은행앱·가상계좌 세금납부 가능…농식품부도 정상 운영
국세청은 전날 운영이 중단됐던 디브레인이 재개되면서 은행앱과 가상계좌를 통한 국세 납부도 가능한 상황이다. 국세행정정보시스템은 국정자원 광주센터에 설치돼 있어 이번 화재 여파를 피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비교적 피해를 피했다. 농식품부 소관 사업시스템은 광주 국정자원에 위치해 정상 운영 중이다. 농식품부 홈페이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 등 산하기관 서비스 접근도 가능하다.
산업부 에너지공기업, 독립망 사용으로 정상 가동
한편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은 독립망을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전력의 경우 전력망 관련 시스템은 자체 내부 적용시스템으로 운영돼 정상 가동 중이다. 다만 정부행정망과 연계되는 복지할인 등의 일부 영업서비스에는 불편이 발생할 수 있어 사후증빙, 팝업창 안내 등을 통해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남동·남부·서부·중부·동서발전 등 한전 발전자회사들도 전력망 관련 시스템이 독립적이어서 정상 운영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원전 제어망이 독립망으로 이뤄져 있어 화재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홈페이지를 포함해 공정위가 운영하는 온라인사건처리시스템, 기업집단포털시스템, 가맹정보제공시스템 등 대국민 시스템도 정상 가동되고 있다. 다만 타 국가기관과 연계된 회원가입 시 주소 기입 등 일부 서비스 이용에는 불편이 발생할 수 있어 대체 방법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