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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한반도 평화구상 'END론' 제시…"대결 종식·지속가능한 평화의 길"(종합)

유엔 총회에서 약 19분간 기조연설…한반도 평화구상 밝혀
남북교류·관계정상화 통한 비핵화 담은 '엔드 이니셔티브' 제시
"세계 등불될 새로운 대한민국, 국제사회 완전 복귀 당당히 선언"
"비핵화 현실적 방안 모색…불필요한 적대행위 악순환 끊을 것"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해법으로 이른바 '엔드(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남북 교류와 관계 정상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비핵화로 나아가겠다는 한반도 평화 구상이다. '민주주의 대한민국 복귀'를 선언하고, 다자주의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제사회 평화유지·안보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책임있는 인공지능(AI) 이용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교류와 관계 정상화, 비핵화 즉 '엔드(END·Exchange Normalization Denuclearization)'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93개국 정상 중 일곱번째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올랐다. 이 대통령 연설은 약 19분간 이어졌다.
 

"엔드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 종식…국제사회 함께 노력"

 

이 대통령은 "민주 대한민국은 평화 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다"며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로 밝힌 의지를 국제사회 앞에서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라며 "앞으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길을 일관되게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차 "가장 확실한 평화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위한 '엔드 이니셔티브' 개념을 제시하며 "교류와 협력이야말로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해왔던 불변의 교훈이기도 하다.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는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라며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했다.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선 "비핵화는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했다.

정부의 '중단·축소·비핵화' 3단계 비핵화론을 언급하며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 사회가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세계 등불될 새로운 대한민국, 국제사회 완전 복귀 당당히 선언"

 

이 대통령은 지난 비상계엄 사태를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고, 이를 극복한 민주주의 저력과 회복력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의 미래를 논의할 유엔총회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복귀 선언' 직후 박수가 나오자 발언을 잠시 멈춘 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기아와 분쟁, 기후위기 등 국제 사회가 직면한 난제들을 언급하며 해결 방법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다자주의적 협력'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각국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평화와 안전 유지'라는 80년 전 국제사회의 결의와 염원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두의 과제"라며 "대한민국 국민이 증명한 길에 답이 있다. 방법은 하나, 더 많은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민주권정부는 집단 지성의 힘으로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는 민주주의의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라며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이곳 유엔에 모여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 나갈 때, 우리 모두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李, '대한민국' 33회 '평화' 25회' 언급…"평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대한민국(33회)'에 이어 '평화(25회)'를 두 번째로 많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며 "대한민국에서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평화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기본적 토대가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대한민국은 유엔의 평화유지 및 평화 구축 활동에 있어 핵심적인 기여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라며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을 흔들림 없이 수호한 우리의 용사들이 유엔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돕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위협에 전통적 군사 요소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사이버 공격과 같은 '보이지 않는 적'이 포함됐으며, 기술 악용을 막고 책임 있는 AI 활용을 국제사회와 함께 모색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일(24일)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공개토의 자리가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또 "다음 달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한다"라며 "첨단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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