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화천대유' 대주주, 경찰 출석…"정치권 로비 없었다"

기자출신 대주주 "대여금, 사업 운영비 사용"
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엔 "산업재해 관련"
경찰, 올 4월 FIU 자료 이첩받아 내사 착수
횡령 배임 여부 등 확인…대표는 이미 조사

 

[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최대주주로 알려진 전직 기자 김모씨가 27일 경찰에 출석했다. 김씨는 개발 이익을 받거나 회사 자금을 대여하는 과정 등에 불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54분께 경찰이 진행 중인 화천대유 내사(입건 전 조사)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했다.

김씨는 '장기 대여금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빌린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불법은 없었고 경찰 조사에서 보다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진 돈은 없고 사업을 하면서 빌려온 많은 돈에 대해 운영비로 썼다. 계좌에 다 나와있다"며 "9월부터 상환하기로 했다.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김씨는 '정치권 로비를 통해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분이 염려하는 바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화천대유가 곽상도 의원의 아들에게 50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억측이 있는데, 저희는 기본 퇴직금이 5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회사가 계속 성과가 있으니 각 분야에서 성과있는 분들에 대해 이사회나 임원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50억원은 과도하다는 지적을 두고는 "프라이버시 관련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산재를 입었는데, 그 분이 답하지 않는한 제가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김씨는 또 호화 법률단을 꾸렸다는 질문에 "대가성은 없었고, 그냥 좋아하는 형님들"이라며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조언해주시는 멘토 같은 분들이라 모셨다. 뜻하지 않게 구설에 휘말리게 돼 그분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화천대유 논란이 불거진 뒤 김씨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이 화천대유 자금 흐름을 내사 중인 가운데, 김씨가 경찰 조사를 받는 것도 처음이다.

다만 현재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은 정치권에서 제기한 특혜 의혹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청은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의 2019년 금융거래 내역 중 의심스런 자금흐름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건네 받았고, 이후 용산경찰서가 내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 회사 최대주주인 김씨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등 임원진에게 횡령이나 배임 소지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김씨는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회사에서 빌렸고, 이 대표 역시 주주·임원·종업원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12억원을 빌린 것으로 돼 있다.

경찰은 내사에 나선지 6개월이 가까워서야 사건을 지능팀에 재배당하고, 관련자 조사에 나섰다. 최근 이 대표를 직접 조사했고, 이어서 김씨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이에 늑장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은 여권 유력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추진한 1조1500억 규모 공영 개발 사업이다.

정치권에서는 대장동 개발 사업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성남의 뜰'과 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이 지사와 특수 관계에 있어 막대한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화천대유는 법조기자 출신인 김씨가 자본금을 들여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고,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이 고문이나 자문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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