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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후각·미각 상실, 코로나19 진단 기준 검토 중"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냄새를 못맡거나 입맛을 잃는 것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를 진단 기준으로 삼을 수있을지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HO의 감염병 전문가 마리아 반 케르크호베 박사는 23일(현지시간) 취재진에 "WHO가 냄새나 맛을 잃어버리는 것을 코로나19 증상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영국 이비인후과 학회의 각 과목별 회장단과  영국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단체인 ENT UK 대표들은 런던에서 발표한 합동 성명서에서 한국, 중국, 이탈리아 등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나라들의 임상조사 결과를 인용해 위와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가운데 30%의 사람들이 냄새를 느끼지 못했으며, 그 보다 경미한 경증환자들도 주로 호소하는 것이 이 점이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감염이 후각을 약화시킨다는 보고는 의학계에서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에서는 공통적으로 후각 상실이 일어난다.  염증이 코의 공기 흡입을 방해하면서  냄새를 느낄 수 있는 능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로 인한 후각 상실은 보통은 감염증상이 나으면서 회복되지만,  그 중 소수는 다른 증상이 다 사라진 뒤에까지 냄새를 맡지 못한다.  어떤 경우에는 평생 지속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번에 발표된 이비인후과 학회의  조사 결과는 열이나 기침,  호흡곤란 같은 코로나19의 다른 증상이 없이도 감염이 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감염여부를 탐지하는 데 유용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의사들은  주장했다.

미국의 이비인후과 학회 소속 머리-목 부위 수술 연구팀도 22일 비슷한 주장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수집한 증언 등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냄새 뿐 아니라 미각도 점점 상실된다는 증거가  신속하게 축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환자라도 이 같은 후각, 미각 상실이 나타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의사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스턴 소재 매사추세츠 안과 및 이비과 병원의 감염증 전문가 에릭 홀브루크박사도  후각이나 미각에 관한 문제가 연구자나 의사들 사이에서 최근 뜨거운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은 확실한 증거가 더 필요한데, 지금은 없다" 면서 코로나19 감염환자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냄새를 맡지 못하는가 등 구체적 기준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발표된 보고로는 냄새를 맡는 능력은 보통 2주일이면 돌아온다고 되어있지만,  얼마나 오래 계속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입증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스턴 지역의 병원들을 상대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환자 검사 설문에 냄새 문제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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