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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北과 협상 계속해야"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방미 중인 국회 대표단을 면담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달 말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협상을 더 해나가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미 국회 대표단에 따르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한 한식당에서 열린 특파원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전했다.

비건 대표는 전날인 11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가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을 면담한 자리에 배석해 북한과 가진 실무협상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는 "비건 대표가 '특별대표가 된 이후 6개월 만에 북한 측을 처음 만났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며 "'내용상으로는 다룰 시간이 없고 실무 협상 뒤 2차 북미회담을 진행한 후 협상을 더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북미 간 12개 이상의 정상회담 의제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비건 대표가 의제 중 몇 개를 이뤘느냐고 묻자 답을 하지 않고 '상부에 아직 보고하지 못해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그 말은 상부에 보고할 내용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비건 대표에게 '북한이 원하는 미국 측의 상응조치가 제재 완화, 연락사무소 설치,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종전선언이냐'고 했더니 '정확하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북한이 제일 원하는 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일 것"이라며 "신년사에서 직접 이야기를 해서 북한이 반드시 실현하려 들 것 같다. 경제 제재에 대한 완화 내지는 유예를 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의미가 있지만 실리적 의미에서는 그렇게 우선순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북한의 입장에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그 다음이 경제 제재(일 것 같다). 연락사무소는 종전선언과 맞물려 가는 것이라서 우선 순위가 뒤에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해석을 전했다.  

낸시 펠로시(민주당) 미국 하원의장은 12일 문 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회의론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펠로시 의장은 '지난해 정상회담은 김정은에 대한 선물에 불과했다. 지금은 말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펠로시 의장은 20년 전에 북에 갔던 이야기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면서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과 견제, 비판적 시각의 바탕 위에서 '북한도 믿을 수 없다'는 시각을 계속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대표를 비롯해 한국 의원들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전하자 "사실 '낙관적(optimistic)'이지는 않지만 '희망적(hopeful)'이다. 한국 국회 대표단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틀리고 당신들이 맞기를 바란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는 이달 말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북미 간 원하는 것을 다 주고받기는 했는데 합의될 수 있는 수준이 어디까지인지는 지도자의 결단에 달려있는 것"이라며 "지도자가 결단할 때 서로 신뢰가 있으면 크게 결정하는데 아직 신뢰가 쌓여있지 않아 통큰 결정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도 '이번에는 할 수 있는 수위까지 하고 협상하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 같아서 포괄적인 게 이뤄지길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원론적 입장에서 맴돌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체가 있는 합의까지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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