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그릇된 결정, 후회말라, 웨이슈잉 '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

"우리는 누구나 '만족스러운 결정'을 바란다. 자신이 바라는대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기대에서 비롯한 심리 반응과 결정은 하나같이 과학적이고 효과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다. 우리가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결정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전개되곤 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사람의 심리와 행동이 '무의식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무의식 중에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숨은 전제'들이다. '숨은 전제'란 무엇인가? 하버드 행동심리학에서는 '숨은 전제'를 개인의 판단력과 의사결정능력의 기본조건으로 정의한다."(101쪽)

 "만일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나쁜 패를 손에 쥐게 되었다면 후회하거나 자포자기할 것이 아니라 손 안의 나쁜 패를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최대할 잘 활용해야 한다. 게임 전체의 승패는 언제 어떤 패를 내느냐 하는 기술과 심리 싸움에 달려 있으며, 이런 요인들이 잘못된 결정으로 인한 '선천적 패인'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그러니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해도 눈앞의 '잘못'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59쪽)

우리는 왜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인가? 많은 이가 결정을 앞에 두고 실수를 저지르고는 한다. 이는 각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일 뿐 아니라, 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주제이기도 하다.

2015년 화제의 베스트셀러 '하버드 새벽 4시 반'을 쓴 웨이슈잉의 '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가 번역 출간됐다. 오랫동안 하버드대에서 연구된 행동심리학 강의를 분석한 저자가 그릇된 결정을 피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한 책이다. 누구나 겪어봤을 상황에 따른 분석과 함께 하버드대 출신들의 인생에 영향을 준 결정 사례를 소개하고,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들이 제시하는 흥미로운 심리학 연구를 토대로 이를 설명한다.

웨이슈잉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그리고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 승리하는 삶을 이어가기 위한 행동 전략을 제시한다. 하버드 심리학에서 선별한 8강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존적 성향과 흑백논리에서 벗어나라. 리스크를 예측하여 적절한 행동의 마지노선을 세워라. 자신의 뇌를 믿지 말고 과감히 실수를 저질러라. 자료를 수집하되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어 결정하라. 가능한 모든 대안을 확보하여 자기 통제력을 키워라. 완벽하지 않더라도 총체적 관점을 잃지 마라. 대담하게 생각하고 신속하게 판단하라.'

심리학에서는 선택을 개인의 주관적인 행위로 정의한다. 개인이 정보를 받아들여 스스로에게 유리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책 속 이론으로 전부 다룰 수 없는 복잡한 사건사고가 현실에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선택에는 절대적 옳음도 절대적 그름도 있을 수 없다. 각각의 상황에 따른 적절한 결정이었는지가 중요하다.

 '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는 하버드 출신 인사들의 여러 사례를 통해, 적절한 결정이란 무엇이고 그 결정을 내리는 데 어떤 판단을 근거했는지 분석한다. 페이스북의 초창기, CEO 마크 저커버그는 야후가 인수합병을 조건으로 제시한 거액을 거절한다. 그는 어떻게 판단한 것일까? 저커버그는 성장하는 페이스북에서 인터넷 환경을 바꿀 만한 가능성을 보았고, 일회성 거래로 미래를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우리가 아는 것처럼 페이스북은 지구상 가장 많은 이가 즐겨 찾는 최고의 소셜 네트워크가 됐다.

KFC를 창업한 데이비드 노백은 일찍이 1980년대부터 중국이라는 매력적인 시장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가능한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믿음직한 임원을 현지에 파견해서 철저한 시장 조사를 했다. 중국의 사회와 문화를 파악했고, 중국인들의 소비 성향을 분석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1987년 중국 내 첫 매장을 오픈했고, 2년도 되지 않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물론 실패한 사례 가운데도 참고할 내용이 많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즈음하여 가장 어리석은 투자를 했다고 고백했다. 대수롭지 않은 잘못에 불과했지만, 그는 무척 고된 상황을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저 엄지손가락을 깨물며 멍하니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후 버핏은 반성하고 적시에 조치를 취해 최대한 만회하려 노력했고,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을 통해 엄청난 부를 이루었다.

가능성에 주목하고, 판단의 근거로 정보를 수집하며, 실수를 저질렀을 때 대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신속한 결정이다. 20세기 초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선박왕' 오나시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에서 헐값에 내놓은 대형 화물선을 매입했다. 그는 이해득실만 따지다가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후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오나시스는 수십 배의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결정 앞에서 신중해야 마땅하지만, 지나친 고민은 오히려 자유로운 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

 "사람이 자신의 결정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후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이 바로 후회다. 잘못된 결정의 뒤에는 이런 후회하는 마음이 항상 뒤따른다. 중대한 결정이든 사소한 결정이든 사람은 결정하기 전 예상했던 이상과 결정 후에 오는 현실의 괴리 때문에 후회한다. 한편으로 후회란 자책 심리의 또 다른 표출 방식이기도 하다."(55쪽)

 "하버드 심리학 강의에서는 '한 사람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기 시작한다면, 그는 성숙하고 이성적인 사고를 시작한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따라서 우리는 외부 환경이 어떻든 자신의 행동과 선택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설령 잘못된 결정이라 할지라도 후회하기 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346쪽)

우리는 언제나 선택 앞에 높여 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선택을 하고, 그 선택들이 이후의 환경을 만들어낸다.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의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매순간 선택을 하는 동시에 새로운 삶을 창조해낸다.

우리의 인생을 '끝장'내는 결정이란 없다. 단지 다른 길을 제시할 뿐이고, 중요한 점은 스스로 이 길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다.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좀더 올바르게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다면, 결정 이후 우리는 더욱 더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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