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명품 품은 면세점'…막 오른 황금알 경쟁서 승리한다

HDC신라·한화갤러리아 명품 브랜드 유치 '사활'

지난 7월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의 승자 한화갤러리아와 HDC신라면세점이 베일을 벗었다. 두 곳 모두 이달 60% 가량의 프리오픈(Pre-open)을 실시하고, 내년 상반기 중 그랜드 오픈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두 면세점 모두 현재 일명 빅3 명품 브랜드 유치에 실패하며,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픈한 '신라아이파크 면세점'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합작품이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3·4층과 6층에 약 1만6500㎡ 넓이의 매장이다.

3층은 '럭셔리 코스메틱존'이다. '디올', '에스티로더', '랑콤' 등 수입 화장품과 국내 유명 브랜드가 들어섰다. 또 'IWC', '예거 르쿨트르', '롤렉스'(입점확정) 등 럭셔리 시계 매장도 자리 잡고 있다.

4층에는 '페라가모'를 비롯해 '발렉스트라', '비비안웨스트우드', '휴고보스', '듀퐁', '발리' 등 17개의 명품 잡화와 패션 브랜드들이 문을 연다. 6층 6300㎡ 공간에는 이니스프리, 미샤, 네어처리퍼블릭 등 국산 화장품은 물론 국산 잡화·패션 등 270여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HDC신라면세점 양창훈, 이길한 공동대표는 "서울이 세계적인 쇼핑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면세점을 만들 것"이라며 "관광산업의 외연 확대를 통해 전국 2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를 여는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자 한화갤러리아도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갤러리아면세점 63'을 프리 오픈한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명품 브랜드는 공개되지 않은 채 해외 브랜드 입점을 위한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가벽을 세워 부티크 공간을 남겨둔 상태다.

한화갤러리아는 '갤러리아면세점 63' 프리오픈에 앞서 지난 22일 63빌딩 별관 1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 면세점 활성화를 위한 각종 방안을 발표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도 목표 매출을 5040억원(순매출 3730억원)으로 설정했다. 오는 2020년까지 면세사업부문에서 5년 동안 총 매출 3조원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의 동맥인 '한강'과 우리나라 정치·경제의 중심지 여의도를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여의도를 신흥 관광·쇼핑 명소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63빌딩은 면세점 오픈을 계기로 내부 관광시설 새 단장에 나설 계획이다.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는 "한화갤러리아 임직원들은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한국 관광산업에 보탬이 되는 면세점, 들어올 때보다 나갈 때 만족하는 면세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두 면세점 모두 면세쇼핑의 큰손인 유커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명품 빅3 브랜드 유치가 확정되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다. 내년 상반기 오픈 예정인 두산면세점과 신세계DF도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다.

업계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일명 '명품 빅3 브랜드'들이 신규 면세점 입점을 꺼리는 이유는 바로 '브랜드 희소성'이 아닌 '불확실한 특허기간'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등이 면세점 재승인에 실패하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문을 닫는다. 면세점 업체에서는 면세쇼핑의 큰손인 유커를 모시기 위해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명품 업체들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며 입점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는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는 사전에 알려질 경우 해외 명품 브랜드가 출점에 소극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시집가는 며느리가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접촉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가시적으로 나타날 테니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올해 오픈하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 63'을 비롯해 내년 상반기 오픈 예정인 두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명품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진정한 '갑(甲)'의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품업체들도 5년이라는 시한부 특허권을 믿고 쉽게 입점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하소연을 했다.

명품업체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점에서 1년 이상 운영을 하며 키웠지만 한국의 정책으로 문을 닫게 됐다"며 "새로운 면세점 입점을 결정했다가 5년 후 또 변경되는 불상사를 겪지 않으려고 선택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기간이 한정된 면세점 특허권 때문에 입점을 꺼리고 있다"며 "이는 작게는 면세점 시장에 타격이지만, 크게 보면 국가적인 이미지 실추와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하소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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