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 증거조작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던 국정원 권모 과장이 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진 사건은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27년간 대공분야 전문가로 활동한 권 과장은 그동안 간첩 깐수사건, 일심회, 왕재산 간첩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수사했고 그 공을 높이 평가 받아 훈장도 탔다.
그러기에 국정원 대공 요원으로써의 자긍심 또한 대단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번 수사를 받으면서 오죽이나 실망감이 컸으면 자살까지 시도했을까, 그 심경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알다시피 정보기관 요원들은 국가에 이익이 된다면 때로는 해외에서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각오로 정보를 빼내는 공작 활동을 서슴치 않는다.
이렇게 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일부는 어쩔수 없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게 되고 이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요원들은 잘 알면서도 위험에 뛰어들게 된다.
이처럼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는 동기는 무엇보다 이 일이야 말로 국가를 위한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과장이 자살을 시도하기 전 털어 놓은 “중국내 협조자들이 아무도 연락이 안된다. 간첩이 나라를 팔아먹고 기관은 쑥대밭을 만들어 버렸다”는 불만의 소리를 사법기관은 물론 우리 모두가 귀담아 들어야 할줄 안다.
자칫 이번 일로 인해 국가안보의 중추인 국정원이 흔들리거나 요원들의 사기가 떨어진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점을 감안 할때 권과장의 경우 혹여라도 활동과정에서 문제가 있다손 치더라도 단순한 잣대로 법 적용에 앞서 국익과 함께 정보요원으로써 특수한 여러 정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