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날개 단 송영길.. 악재 만난 새누리당

송영길 인천시장은 '날개'를 달았고, 새누리당은 '대형 악재'를 만났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2일 발표한 통합신당에 대한 인천 정가의 공통된 반응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을 사실상 파기하면서 야권이 짠 '거짓정치vs약속정치'의 프레임을 깰 만한 또 다른 이슈도 당장 없는 상황이어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최악의 그림'이 그려진 셈이다.

새누리당이 꺼낼수 있는 카드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을 시장선거에 내보는 일이 유일하다. 새누리당이 '황우여 대표의 응답'을 기다리는 이유다.

◇ 송영길 인천시장, 재선 날개 달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이번 통합의 최대 수혜자다. 이를 계기로 정의당 등 야권과의 자연스러운 연대가 성사되는 기초를 닦은데다, '거짓정치vs약속정치' 프레임으로 시민사회 단체의 지지도 끌어올릴수 있다.

실제로 민주당-새정치연합(가칭)은 진보당과 야권연대에 대해 일정부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 단체의 지지 선언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인천정가의 분석이다.

시민사회 단체 대다수가 야권에서 내민 '박근혜 정권 심판론' 프레임에 뜻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 10% 안팎의 새정치연합 지지률이 자연스럽게 송영길 시장 쪽으로 쏠릴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렇게 되면 현재 초박빙 양상으로 진행되던 새누리당 후보군과의 지지율 격차도 더욱 벌릴 수 있게 된다.

송 시장 한 측근은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언론에서 보도한 여론조사를 보면 유력 새누리당 후보와 근소한 차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 다소 불안한 면은 있었으나 이번 합의로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安'의 합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시장도 '민-安' 합의와 관련 "매우 좋은 결정이다. (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힘을 합치게 된 만큼 국민이 더욱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 새누리당 '최악의 그림'…대안은 '황우여 카드'

새누리당은 그동안 송영길 시장과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해볼만한 선거다"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인천시장 후보군이 가져갔던 지지율과 진보당의 지지세를 합치면 그 격차는 큰 차이로 벌어지기 때문에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최악의 그림'이 됐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한국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송영길 인천시장은 후보 선호도나 양자대결 구도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으나 3자 대결에서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는 25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진행한 인천시장 선거와 관련해 새누리당에서 황우여 대표가, 새정치연합에서 박호군 공동위원장이 나서는 3자 가상대결에서 ‘황우여 39.2% vs 송영길 38.2% vs 박호군 17.2%’로 송 시장과 황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양자대결에서는 송 시장이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긴 했지만 황 대표와의 가상대결에서는 혼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시장은 유 장관을 상대로는 ‘송영길 54.1% vs 유정복 38.0%’로 리드했지만 황 대표에게는 ‘송영길 48.8% vs 황우여 45.9%’로 혼전양상을 보였다.

새누리당내에선 올 초부터 최근까지 '선당후사'를 외친 황우여 대표가 인천시장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2일 '민-安'이 신당창당에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인천시장 출마를 고사한 황우여 대표로서는 더 이상의 이유는 댈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황 대표가 끝내 출마를 고사할 경우 그동안 기치로 내걸었던 '선당후사' 논란은 불보듯 뻔하며, 인천시장 선거에서 필패할 경우 황 대표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은 물론 지역 정가에서도 송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유일 카드는 황 대표로 판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새누리 관계자는 3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통합신당 발표로 야권의 지지세가 강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거대하게 몸집을 불린 송영길 시장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유일 카드 황우여 대표는 인천시민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빠른 시일내 에 결정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 송영길 시장이 세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황 대표가 인천시장 선거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민-安'의 신당창당 합의는 이번 선거의 최대 악재가 될 것"이라며 "지난 4년간 인천을 돌이켜 보면 황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현명한지 알것이다. 개인의 영리보다는 당과 인천시민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릴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중앙당의 한 재선의원은 "민주당의 야합으로 인천시장선거가 어려운 국면에 접어든것은 사실"이라며 "수도권 빅3의 한 곳인 인천선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대안은 '황우여 대표' 카드밖에 없다. 신년사에서 '선당후사'를 말씀하신 황 대표는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당 관계자는 "'민-安'의 통합신당 지지율 추이는 앞으로 지벼봐야 알겠지만 새누리당 입장에서 봤을땐 분명 악재인 것만큼은 사실"이라며 "상황이 급작스럽게 진행, 어려운 상황에 놓여지고 있는 만큼 황우여 대표가 조만간 입장을 밝힐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황우여 대표의 딜레마(?)

민주당과 안철수 새정치연합이 전격 통합신당 창당에 합의하면서 딜레마에 빠진 사람은 인천시장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황우여 대표일 것이다.

인천시장 출마하자니 국회의장은 물건너 가고, 국회의장 자리를 고수하자니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선당후사'를 강조한 황 대표는 지난 2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과 경기도지사 경선에 참여할 예정인 남경필 의원에게 각각 출마를 권유했다.

지난 1월부터 2월 중순까지만 해도 정 의원이나 남 의원은 황 대표의 출마 권유에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두 의원은 당과 국민을 위해 각각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결정, 경선준비에 들어갔다.

두 의원은 황 대표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정이 신년사에서 '선당후사'를 강조한 황 대표의 국회의장직 발목을 잡고 있다. 스스로 발목을 잡은꼴이 됐다.

중앙당의 '중진 차출론'은 '민-安'의 신당창당 합의에 따라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인천시장선거 관련 황 대표 출마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安' 합의로 민주당 송영길 시장의 몸집 커짐에 따른 (인천시장선거) '패할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작용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인천시장 출마를 놓고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인천시장선거에서 패할 경우 모든 책임은 황 대표가 져야한다.

따라서 황 대표는 인천시장 출마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황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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