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D램 세대교체 서막…반도체 시장 봄날 앞당길까

삼성·SK 주력 수출품 'D램' 반도체 시장, 동장군 기승
내년 양산 'DDR5', D램가 하락세 저지할지 업계 주목
'프리미엄' 30% 이상 붙을 듯…초기 수요 창출이 관건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코로나19발 메모리 반도체 호황도 이제 끝물이지만, 여전히 반도체 업계는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내년 양산을 앞둔 DDR5(Double Data Rate 5)의 등장으로 D램 세대교체기가 도래하며 D램 가격 내림세를 돌려세울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다만 높은 가격 등 초기 수요를 끌어내기에는 한계점도 있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D램 제조 업체들은 내년부터 '차세대 D램'인 DDR5 제품의 양산에 들어간다.

'DDR'은 세계반도체표준협회(JEDEC)에서 정한 반도체 규격이다. 서버와 PC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CPU)와 호환되는 D램 제품을 말한다.

현재 시장에서 범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은 DDR4로 2013년 출시됐다. 반도체 업체들은 이후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신제품인 DDR5를 올해 출시했고, 내년부터는 양산에 나선다.

DDR5는 기존 제품보다 처리 속도가 약 2배 빠르고, 소비 전력은 10%가량 낮다는 장점이 있어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텔이 이달 4일 정식 판매하는 12세대 PC용 CPU '엘더레이크'를 시작으로 DDR5를 지원하는 CPU가 나오면 점차 교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당장 D램 가격 하락세를 돌려세울 수 있을 정도로 시장에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높은 가격이 문제다.

앞서 DDR4가 출시되던 2013년에는 초창기 DDR3 대비 50% 이상의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돼 시장에 수요가 많지 않았던 탓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DDR5 메모리의 공급가격이 현 주력 제품인 DDR4보다 30% 이상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더구나 차세대 D램 신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CPU도 DDR5가 지원되는 제품으로 함께 바꿔야 하기때문에 시장 성장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1년 DDR4 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2년 양산에 들어갔지만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세계 D램 시장에서 DDR4가 차지하는 비중이 DDR3를 넘어선 것은 5년이 흐른 2017년도였다.

◆신제품의 생산효율이 기존 세대보다 낮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DDR5 제품 한 개에 칩 치수는 DDR4보다 15~20%가량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웨이퍼 한 장에서 만들 수 있는 칩의 개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PC나 서버용으로 사용되는 데다, 생산원가보다 판매가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DDR5 양산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D램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면서, D램 가격의 하락세를 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DDR5의 출시는 침체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존의 기술과 제품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데다, 환경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기존 세대 대비 사용 전력이 낮아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전력을 줄이고, 운영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DDR5로의 세대교체는 추세적 흐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기업이나 서버 제조사 등이 데이터 처리성능을 높이기 위해 DDR5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DDR5가 소비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시기가 2023년께로 추정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DDR5가 내년 비트(데이터 단위)기준 D램 공급의 10~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시장 조사업체 옴디아는 DDR5 비중이 2022년 10%에서 2024년 43%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1GB*8)의 10월 고정거래 가격은 평균 3.71달러로, 전월 대비 9.51% 떨어졌다. D램 가격이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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