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화장품도 무라벨 시대 열렸다…친환경 고민 지속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화장품도 무라벨 시대가 열렸다. 최근 토니모리는 무라벨 '원더 비건 라벨 세라마이드 모찌 진정 토너'를 선보였다. 식음료업계에서 탄산수, 생수, 맥주, 간장 등 무라벨 제품이 쏟아졌지만 뷰티업계에선 처음이다. MZ세대 중심으로 가격이 비싸더라도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하는 '미닝아웃'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장품은 제품 특성상 변질 우려가 있고 마케팅 측면에서 제품 구분이 쉽지 않기에 친환경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토니모리에 따르면 원더 비건 라벨 세라마이드 모찌 진정 토너는 용기뿐만 아니라 성분까지 바꿨다. '지구를 위한 용기, 피부를 지키는 비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존 스테디셀러인 '모찌토너'를 비건 제품으로 리뉴얼했다. 라벨이 없는 투명 용기를 적용해 한 번에 분리수거할 수 있으며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토니모리는 소비자 반응과 MZ세대 직원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토니모리 채널과 매장에서 고객 반응을 수렴하고, MZ세대 직원과 비대면 미팅을 진행했다. 화장품업계 친환경 트렌드를 고려, 재활용까지 편한 무라벨 용기와 착한 성분의 비건 토너에 주목했다. 원더 비건 라벨 세라마이드 모찌 진정 토너는 수분 보습과 피부 진정 임상 테스트를 통과했다. 비건 인증을 받았을 뿐 아니라 민감성 테스트까지 완료해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

토니모리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건 토너 제작 후일담을 공개했다. 무라벨 용기 공정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도 선보이는 등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비건 제품으로 리뉴얼해 변질 우려는 거의 없다"며 "마케팅 측면에서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친환경에 도움되는 제품을 만들자'는 MZ세대 직원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고 귀띔했다.

뷰티업계는 친환경 용기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한국콜마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화장품 종이튜브를 개발했다.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캡을 제외하고 본체를 모두 종이로 대체했다. 기존 대비 본체 플라스틱 사용량은 기존 대비 80% 절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3월 친환경 화장품 종이 용기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용기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70% 낮췄다. 최장 36개월간 유통이 가능하다.

클린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도 친환경 활동에 적극적이다. 아로마티카는 지난해 6월에는 화장품 업계 최초로 서울 마포구 망원동 알맹상점과 손잡고 '리필 스테이션'을 열었다.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유리를 재활용해 투명 PCR(Post-Consumer Recycled) PET 용기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고객이 사용한 용기를 회수해 아로마티카 용기로 다시 만드는 '무한 플라스틱 싸이클'(무플싸)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이러한 행보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매출 성장세로 이어졌다. 2016년 매출 64억원에서 지난해 187억원으로 약 3배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1위 헬스앤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에서 연평균 매출은 약 26% 증가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기술력, 자본 등이 부족해 친환경 용기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화장품은 제품 특성상 변질 우려가 크고, 식품과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포장재 개선으로 인한 비용 상승, 매출 타격 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신생업체나 중소 브랜드는 친환경 용기를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대기업과 협력하거나 정부 지원 등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는 수준에서 벗어나 유통기한을 보장하면서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용기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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