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네이버·카카오 두고 동학개미-외인 '빅뱅'

네이버·카카오, 이틀째 급락세…시총 19조 '증발'
개인은 매수, 외국인은 매도...대결 구도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에 이틀째 하락한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의 수급이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인들은 단기 하락에 그칠 것으로 보고 저가 매수로 대응을 했던 반면 외국인은 중국의 규제 이슈와 연계해 장기적인 악재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날 각각 2.56%, 7.22% 하락했다. 지난 8일 각각 7.87%, 10.06% 급락한 데 이어 약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카카오의 시총은 61조5919억원에서 57조1449억원으로, 네이버는 67조2659억원에서 65조541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날 13조원 가까이 증발한 데 이어 또 5조원 넘게 줄었다. 카카오는 코스피 시총 5위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밑으로 밀려난 상태다.

앞서 여당에서 공룡 플랫폼 기업으로 카카오를 지목한 데 이어 금융당국이 플랫폼업체가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영업행위에 대해 상당 부분 금융소비자법(금소법)상 미등록 중개행위로 판단하면서 업계에서 혼란이 가중됐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핀테크 업체들을 만나 시정 노력을 당부하는 등 규제를 강조하고 나서며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은 전날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과의 실무 간담회에서 "만약 위법소지가 있음에도 시정 노력이 없는 경우 정부가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에 대해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하며 예외를 두지 않고 혁신금융 기업에 레거시 업체와 같은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틀간 개인과 외국인의 대응은 엇갈렸다. 개인은 전날까지 양일간 카카오 주식 897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6072억원을 매도했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개인은 4804억원을 매수했으나 외국인은 2878억원을 팔았다.

개인 투자자들은 물타기, 저가매수를 통해 단기 이슈로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의 핀테크 업체 규제를 연상하며 장기 이슈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과도한 우려가 급락을 일으켰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성장성을 보고 상승했던 터라 밸류에이션 부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핀테크와 관련된 규제 움직임의 핵심은 금융 플랫폼에서 금융상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 아닌 금융상품 판매 대리, 중개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들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규제로 인해 금지되는 것이 아닌 이상 지난 8일의 주가 하락은 다소 과도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자는 논의는 단기적으로 규제 관련 불확실성을 높여 기업 가치에 부정적일 수 있으나 빅테크 기업들의 매출 성장성과 영업레버리지 강화의 추세를 막기는 어렵다"며 "특히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퓨어 플레이어(Pure player)가 아닌 슈퍼 앱(Super app)으로 성장하고 있어 외부 변화에 따른 영향이 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을 높게 산정하기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두 회사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지만 장기적으로 관련 규제의 강화나 다른 사업 영역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플랫폼 기업 주가의 핵심인 멀티플 확대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며 "당분간 정부 규제 관련 뉴스플로우에 따라 주가 변동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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