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친구야, 며칠 전 밥 먹자고 했잖아" 눈물바다 된 합동분향소

비보 듣고 분향소 찾은 70대 친구의 오열
시민들 "적법한 절차 거쳐 건설·건축 이뤄져야"

URL복사

 

[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며칠 전 밥 먹자고 통화도 했어요...아이고∼ 이렇게 갈 줄 몰랐어요."

11일 오전 광주 동구 서석동 동구청 앞에 마련된 재개발 붕괴 참사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을 그리워하는 남은 이들의 애통한 울음소리만 울려퍼졌다.

전남 담양 출신인 유점순(70)씨는 희생자 고재남씨와 고향 소꿉친구다.

전날 믿기지 않는 비보를 듣고 지인과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유씨는 분향소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떠난 친구의 영정사진을 보고는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친구의 생전사진을 연신 쓰다듬으며 "이렇게 갈 줄 몰랐어"라며 오열했다.

유씨는 전날 '이 사진 재남이 아니냐'며 또 다른 친구가 보내온 한 통의 메시지를 보고는 뜬 눈으로 밤을 꼬박 세웠다. "도무지 믿을 수 없어 직접 눈으로 봐야겠다"며 날이 밝자마자 지인 1명과 함께 부랴부랴 분향소로 향했다.

이들은 한참 동안 사진으로 남은 친구의 모습을 보며 대성통곡했다. 며칠 전 통화한 친구의 목소리는 아직도 귓가를 맴돌았다.

유씨는 "반찬을 잘하는 친구였다. 며칠 전 친구집에 가서 밥 한 번 같이 먹자고 통화했다"며 "친구 다섯명끼리 하루라도 전화가 안 오면 불안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많아 (친구)남편이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남편에게 반찬을 가져다주려고 버스 타고 가던 중 변을 당한 것 같다"며 "참사로 희생된 분들을 위해 기도했는데, 그 희생자가 내 친구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체장애를 안고 있는 이준한(44)씨도 이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이씨는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담긴 제단 앞에 헌화·분향했다. 그러면서 '안전 불감' 사회를 꼬집었다.

이씨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무너졌다.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며 "법을 어기면서까지 건축·건설을 해서는 안 된다. 앞으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철거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5층 건물 붕괴 사고로 건물 잔해가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졌고, 8명이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