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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 기술 사간 영국社 최대주주에 셀트리온…ADC '투자 붐'

해외에선 수조원대 '빅딜' 활발
"성장 가능성과 임상 성공률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인식"

 

[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기자]  국내외를 불문하고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ADC) 기술 투자 붐이 일고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 레고켐바이오의 ADC 기술을 사간 영국 바이오기업에 셀트리온이 투자한 것은 활발한 기술 투자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셀트리온은 미래에셋그룹과 총 4700만 달러(약 530억원)를 투입해 영국의 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셀트리온 외에도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증권, 및 프리미어파트너스가 기관투자자로 참여해서 투자금 절반을 집행했다.

영국 익수다는 작년 4~5월 연이어 국내 레고켐바이오의 ADC 기술을 총 7700억원 상당 도입한 회사다. 4월엔 레고켐의 ADC 플랫폼 기술을 최대 4963억원에 도입해 자사의 3개 타깃에 적용하고 있다. 5월엔 CD19를 표적해 B세포 혈액암 치료를 목적으로 한 후보물질 ‘LCB73’(Anti-CD19 ADC)을 최대 2784억원에 이전받아 주력적으로 개발한다. 이들 4개의 전임상 단계 ADC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익수다가 ADC 기술을 상업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투자하기로 했다”며 “셀트리온은 항체 기반 기술을 갖고 있어 예전부터 ADC에 관심을 기울였다. 자사 항체치료제에 ADC 기술이 더해지면 다양한 항암제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다. 차세대 항암제 개발로 파이프라인을 극대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사업으로 몸집을 키워왔지만 신약 개발은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외에 마땅치 않다. ADC는 신약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선 ‘빅딜’ 수준의 ADC 기술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머크(MSD)가 미국 ADC 개발기업 벨로스바이오를 27억5000만 달러(약 3조원)에 인수했다. 벨로스바이오는 ADC 후보물질 ‘VLS-101’을 개발 중이다.

또 지난해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미국 ADC 개발사인 이뮤노메딕스를 210억 달러(약 25조원)에 인수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ADC 후보물질 ‘DS-162’에 대해 총 60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선 레고켐바이오의 기술 이전이 활발하다. 지난해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ADC 항암 후보물질 ‘LCB71’을 중국 시스톤 파마수티컬스에 최대 4099억원 규모로, ADC 항암제 후보물질 ‘LCB67’을 최대 3255억원에 미국 픽시스 온콜로지에 이전했다.

ADC 기술이전이 활발한 데에는 아직 출시된 신약이 많지 않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작용했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ADC 약물이 개발에 성공하면 대개 블록버스터가 된다”며 “또 아직 승인받은 약물이 10여 개 뿐인 새로운 분야라 선점 가능성이 크다. 최근 2~3년 간 6개 ADC 신약이 허가받으면서 개발 붐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ADC는 항체의약품과 1세대 세포독성 약물 두 가지를 링커로 연결해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술이다. 강력한 치료효과를 가져 ‘약물 폭탄을 실어나르는 비행기’로도 표현된다. ▲항체 ▲약물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Linker) 3가지로 구성돼 있다.

ADC 기술은 강력한 세포 독성 효과를 이용하면서 전신 독성은 줄일 수 있다. 또 항체의 암 항원 인식능력을 활용해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해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장점이 있어 최소의 투여량으로도 최대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또 희귀의약품 등록 또는 혁신신약, 패스트 트랙으로 대부분 지정돼 상대적으로 빠른 개발이 가능하다. 시장 규모는 현재 50억달러(5조5830억원) 수준에서 2025년 180억달러(20조98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승인된 ADC 신약은 총 12개다.

현대차증권 엄민용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익수다 투자를 결정한 것은 현재 다양한 항암제 개발 기술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ADC 기술이 언맷니즈(미충족 의료수요)를 만족시키면서도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측면에서 고려된 신약 플랫폼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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