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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은 역시 아모레···LG생건 빛바랜 '매직'

아모레퍼시픽, 3개월 만에 화장품업계 1위 탈환
LG생활건강 '석달 천하' 만족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3개월만에 화장품업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LG생활건강은 '석달 천하'로 만족해야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처음으로 LG생활건강에 '뷰티 최강자' 자리를 내줬지만, 올 1분기(1~3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에서 성장세를 회복하며 매출이 증가했고,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도 개선했다.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은 2014년 취임 후 16년 연속 회사를 성장시켰지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뒷심을 발휘하자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2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1조3875억원, 영업이익은 19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5%, 191.1% 증가했다. 데일리뷰티(헤어·보디용품) 등을 제외한 그룹 전체 화장품 분야 매출은 1조2954억원으로 집계됐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화장품 매출 1조1585억원을 뛰어넘으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1조252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89.2% 증가한 176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은 6.9% 증가한 매출 8135억원, 44.7% 증가한 영업이익 1253억원을 달성했다. 해외 사업은 매출이 4474억원으로 19.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고, 면세 채널 성장도 두드러졌다. 중국 하이난 면세점에서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해외 면세 채널 매출액은 159% 성장했다. 채널 믹스가 개선되고 럭셔리 중심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재편 돼 화장품 부분 영업이익은 5.4% 증가했다.

 

럭셔리 브랜드는 자음생·진설 라인을 집중 육성한 설화수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설화수 매출은 3335억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 1분기 수준이다. 헤라도 '시그니아 루미네소스 래디언스 퍼밍 세럼' 출시 등으로 럭셔리 스킨케어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라네즈 래디언-C 크림' 등 핵심 상품 육성을 통해 온라인 매출이 10% 이상 성장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전체 매출이 20%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중국에서는 기저 효과과 럭셔리 제품군 중심 트래픽 회복 등으로 온·오프라인 채널 모두 30% 이상 성장했다. 고가 라인인 자음생 라인 판매 호조로 설화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이니스프리는 전년비 매장수가 20% 이상 감소했지만, 점당 매출액 증가로 오프라인 매출이 성장 전환했다. 온라인 매출도 10% 이상 성장했다. 이니스프리 전체 매출은 2018년 2분기 이후 12개 분기 만에 성장 전환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며 "중국 수익성이 크게 개선 돼 아시아 지역의 서프라이즈를 주도했다. 기저효과가 가장 강했던 1분기였지만 주요 브랜드 전반에 걸친 회복 흐름과 채널 전략 재정비 효과가 연중 지속될 전망이다. 화장품 업종 최선호주 관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속 최대 실적을 낸데 이어 1분기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결기준 매출 2조367억원, 영업이익 3706억원, 당기순이익 25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11.0%, 10.5% 성장했다. 화장품 매출은 코로나19 확산 후 처음으로 성장세로 돌아섰다. 전년 보다 8.6% 증가한 1조1585억원, 영업이익은 14.8% 성장한 2542억원이다.

해외시장에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디지털 채널 성장도 이어졌다. 중국에서 '후' 매출은 전년 대비 58% 늘었으며, '숨'은 기저효과로 14% 증가했다. 중국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48% 성장, 시장 평균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됐다. 화장품 내 후 매출 비중이 11% 증가한 67%로 확대됐다. 제품 믹스 개선과 중국 온라인 화장품 매출 비중은 7% 늘어난 38%로 나타났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후 의존도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점은 아쉽다"면서도 "지금까지 성과로 브랜드력을 판단하기보다 경제 활동 재개 후 성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LG생활건강은 2004년 차 부회장이 임명된 후부터 고속 성장했다. 그해 매출 9억5000만원에서 16년만인 지난해 7조8000억원으로 약 8배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전년보다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61분기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64분기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4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도 1분기 보다 12.6% 줄었다. 매출도 2017년 2분기와 지난해 2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2.7%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세 차례 역성장한 셈이다. LG생활건강은 '연속'이란 말을 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분기 숫자를 늘려가며 성장세를 강조해 오해를 샀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1분기 실적에서 확인했듯 프리미엄 브랜드 매출 비중 확대와 코로나19에 대응해 출시한 상품 판매호조가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며 "수익성 둔화 폭은 우려 대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숨과 오휘의 제한된 성장 속도는 아쉽지만, 고마진 브랜드 후의 지속되는 성장은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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