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가 실거주한다" 나가라는 집주인…따질 근거가 없다

시민단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요구
"실거주 입증할 근거 없으니 나가라 해"
"계약갱신 거절 요건 구체적 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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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시민단체가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세입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는 27일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질적으로 임차인들에게 계약 갱신권이 보장되지 않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대진 변호사는 임대차 관련 상담 사례 166건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위원회가 2020년 9월23일부터 경기도에서 진행한 전화상담을 토대로 했다. 

김 변호사는 "임대인이 실거주 이유로 계약 연장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실거주 사유의 증명을 어느 정도까지 요구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한게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166건의 상담 중 갱신거절에 대한 상담이 72건으로 가장 많았다"며 "세밀하게 규정하지 않다보니 실제 현장에선 혼란이 매우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엔 실제로 계약 갱신을 거절당한 세입자가 직접 자신의 사례를 전했다. 성북동에 사는 이모씨는 "지난해 지방에 살던 임대인의 딸이 취업을 해서 집을 비워달라고 했다"며 "사실관계를 입증하면 비워주겠다고 했으나 임대인은 법적 근거가 없으니 나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알아보니 다주택자 임대인들이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 자녀들에게 부동산을 증여하고, 그 이후 양도소득세를 감면받고자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했던 것"이라며 "정당한 계약갱신청구권 거절이 아니라고 생각해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임대인이 거절해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임대인과 합의하고 제가 나가는 걸로 했다"며 "현행법이 임차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자리까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임대료 인상율 상한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변호사는 "임차인 입장에서 갱신이 확실히 될 것 같으면 임대료를 5% 이내로 협상해볼텐데, 갱신이 잘 안될 수도 있겠다는 점 때문에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얘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대인의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의 요건과 행사방법, 위반 시 제재 사항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은 굉장히 중요한 입법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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