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오는 12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서한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연임 의사를 확고히 했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 사업장 내 연이은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정치권 일각에서 최 회장의 책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연임 도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주주에게 보낸 주주서한을 통해 "회사는 도전적인 경영환경에 대응해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저원가·고효율 생산 체제를 더욱 강화해 수익성 회복에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는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백신 보급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불확실성 상존과 저성장 기조 지속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룹 사업은 LNG, 식량 등 핵심 성장사업 중심으로 밸류 체인 확대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고,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생산능력 확대를 지속하는 동시에 리튬·니켈 등 원료 내재화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글로벌 탑티어로 도약하겠다"며 "차세대 신성장 사업인 수소 사업은 내부 생산 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기회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주주서한에서 최근 비판받고 있는 산업재해 사망 사고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안전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실천하여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포스코 2050 탄소중립 선언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 실현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단기적으로는 CO2 발생 저감기술 개발과 저탄소 제품 개발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기업시민의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ESG 관점의 경영활동도 강화해 100년 기업 포스코로 나아가는 기반을 튼튼히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최 회장의 연임은 유력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12월 포스코 이사회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최 회장을 차기 회장 단수 후보로 추천하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집중공격을 받았다. 특히 최 회장이 허리 지병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반려하자, 다시 출석겠다는 의사를 밝혀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최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들게 심려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고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연신 허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문회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최 회장의 사퇴를 거론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정치권의 최 회장에 대한 공격은 청문회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 3일엔 국회에서 노웅래·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금속노조가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란 이름의 토론회를 열고 최 회장을 압박했다.
노 의원은 이 자리에서 “안전을 지키지 않는 악덕 기업과 경영진에 대해서 확실한 철퇴를 가해서라도 포스코의 연쇄살인을 끊어내야 한다”면서 "최정우 회장 3년에 대해 평가를 하자"고 말했다.
또 포스코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1.75%)에게 반대의결권을 촉구하는 주문도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포스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투자 책임 원칙)를 제대로 시행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