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인 최수연(24·여)씨는 인터넷 카페로 우연히 알게 된 자원봉사단체에 가입해 3년 가까이 활동 중이다. 이 단체는 장애·노인 복지시설에 찾아가 김장 봉사를 하거나 회원들이 실시일반 매월 3만원씩 내는 회비로 쌀 또는 연탄을 사 후원한다. 최씨도 매월 빠짐없이 회비를 냈고, 격주에 한 번씩 친한 카페 회원들과 함께 소외이웃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구직 활동을 한 지 2년째에 접어 든 최씨에게 연간 36만 원의 회비는 적지 않은 돈이다. 봉사활동 후 친목 도모를 위해 커피숍에 잠깐 들르기라도 할 때면 부담은 더 컸다.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기쁨 한 켠에 부모님께 타낸 용돈으로 충당하는 데 대한 미안함이 들어서다. 최씨는 고민 끝에 회비를 꼬박 내되, 봉사활동 참여 횟수를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달에 한 번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신 취업 후 여유가 생기면 회비를 좀 더 보탤 생각이다.
지난해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의 17.6%만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보다도 저조한 참여율이다. 경기침체 여파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2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246개 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20세 이상 자원봉사자의 비율은 17.6%였다.
이는 10년 전인 2004년 행자부 조사 당시의 참여율 20.5%에 비해 2.9%포인트가 낮다.
자원봉사 경험자 수로 보면 2004년 728만7000명에서 2014년 716만9000명으로 10년 전보다 11만8000명이 감소했다.
다만 전년(666만6477명)보다는 7.5% 늘었다.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 이유로 10년 전에는 '너무 바빠서'라는 답변이 64.4%나 됐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기부나 자원봉사 경험비율이 줄었다는 게 정부측 분석이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기부를 한 사람은 29.9%에 불과했다. 2011년(36.4%), 2013(34.6%)에 이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63.5%)'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행자부 관계자는 "자원봉사 참여 확대와 자원봉사활동의 내실화의 병행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자원봉사활동 수요처와 프로그램의 개발·제공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2010년 6월 설립된 중앙자원봉사센터의 사회적 역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