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이태진 교수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7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의료비 부담과 건강보험정책' 연구자료를 발표했다.
한국의료패널은 2008년부터 매년 7000여 가구 이상을 추적 조사해 실제 국민들의 의료이용과 가계의료비 지출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조사 자료다.
분석 결과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과부담의료비(소득 대비 의료비 지출이 10% 이상)를 1회 이상 경험한 가구는 30.0%에 달했다. 1회는 전체의 16.0%를 차지했고, 2회 6.5%, 3회 3.7%, 4회 2.4%, 5회는 1.4%를 점유했다.
또 과부담의료비 경험 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45%는 2회 이상 경험했다. 소득이 낮고 만성질환 수가 많은 가구일수록 반복 경험이 높았다.
가구 생활비 중 의료비지출(본인부담금) 비율은 2008년 6.2%에서 2013년 7.5%로 매년 증가했다. 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의료비 지출 비중은 2008년 7.5%에서 2012년 6.5%로 소폭 떨어졌다.
이렇듯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줄지 않고 있는 이유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정체되고 있는 것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4년 61.3%에서 2009년 65.0%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하락해 60%대 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13년 보장률은 62.0%로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건강보험 법정본인부담금은 감소했으나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진료비 비율이 매년 늘고 있어서다. 환자의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2009년 13.7%, 2010년 15.8%, 2011년 17.0%, 2012년 17.2%, 2013년 18.0% 등으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