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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내가 주인공]프리스타일 스키 '신성' 최재우

최연소 스키 국가대표를 지낸 '한국 스키의 기대주' 최재우(20·한국체대)가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역사를 새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최재우는 오는 2월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파크에서 열리는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예선에서 동계올림픽 무대에 처음 얼굴을 내민다.

국제스키연맹(FIS)은 월드컵 포인트 랭킹과 국가별 쿼터를 종합해 총 40명에게 올림픽 티켓을 부여한다. 현재(2013년 12월24일 발표) 최재우의 월드컵 포인트 랭킹은 21위로 사실상 올림픽 출전은 확정됐다.

프리스타일 스키는 우리에게 낯선 종목이다.

현재 국가대표 코치를 맡고 있는 토비 도슨(36·한국명 김봉석)이 지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프리스타일 스키가 잠깐 주목을 받았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순수한 종목에 대한 관심보다는 미국에 입양한 도슨 코치의 가슴 아픈 개인사에 집중했다.

프리스타일 스키에는 모굴·에어리얼·스키크로스·스키 하프파이프·스키 슬로프스타일 등 총 5가지 세부 종목이 있는데 최재우는 모굴 종목 선수다. 모굴은 울퉁불퉁한 눈 위의 둔덕을 요리조리 헤집고 내려오다가 공중에서 신기에 가까운 곡예를 벌이는 종목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수준급 지도자 도슨 코치가 애제자로 낙점한 인물이 바로 '스키 신성' 최재우다.

또래들이 뛰어 다닐 나이인 4살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한 최재우는 눈 위를 미끄러지는 느낌이 좋아 일찌감치 스키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뚜렷한 꿈을 가슴에 품은 그는 한국에서의 정규 교육과정을 마다할 정도로 오로지 스키 이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슬로프를 빠르게 내려오는 알파인 스키로 시작한 7살 때 국내 유명 스키 레이싱팀에 가입할 정도로 이 부분에서 빼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단순 활강 외에 화려한 점프와 공중 묘기를 부리는 모굴 스키를 접한 최재우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겨울이면 스키장에서 살다시피하며 공중에서 뒤로 도는 백플립 기술을 익혔다.

어려서부터 전문 코치의 지도를 받아온 그는 10살 때인 2004년부터 자비를 들여 스키 천국인 캐나다를 드나들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전 세계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모인다는 캐나다 블랙콤 프리스타일 스키클럽(BFSC)에 가입해 FIS 월드컵 3위 출신의 마크 맥도넬(39) 수석코치로부터 체계적인 지도를 받았다.

캐나다 국내 주니어대회를 휩쓸며 캐나다대표팀 관계자들로부터 귀화 권유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은 것도 이때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지 않았고 2009년 당시 15살의 나이로 최연소 모굴스키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10년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캐나다로 본격적인 스키 유학을 떠난 최재우는 같은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모굴 스키 상위권에 입상하며 가능성을 알렸다. FIS 레이스 2위에 오르는 등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그의 재능이 본격적으로 꽃피우기 시작한 때는 이듬해인 2011년부터였다.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3~4위전 진출에 성공, 국제대회 경쟁력을 확인했다.

2011년 9월 한국에 돌아온 최재우는 도슨이 국가대표팀 코치로 선임되면서 국내 잔류를 선택, 본격적인 지도를 받았다. 공중에서 1080도를 도는 고난도 회전기술과 빠른 턴기술 등을 스폰지처럼 흡수했다.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최재우는 2012년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3월 한국에서 열린 FIS 레이스에서 개인 첫 우승의 기쁨을 맛 본 뒤 이어 열린 주니어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스키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뿐만아니라 8월 호주 콘티넨탈컵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그동안 하위권에 그쳤던 FIS 월드컵의 순위를 중위권까지 점차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마침내 지난해 3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모굴 5위에 오르며 설상 종목 역대 한국 선수 최고의 성적을 경신했다.

스노보드와 스키를 통틀어 권대원(35)이 지난 2009년 한국에서 열린 세계스노보드선수권 빅에어 부문 18위를 차지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는데 이를 뛰어 넘었다.

같은 달 스웨덴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역대 한국 남자 프리스타일 선수로는 가장 좋은 10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활약으로 FIS 월드컵 시리즈 모굴 부문 '올해의 신인상(Rookie of the Year)'도 거머쥐었다.

이같은 상승세로 인해 당초 올림픽 결선 진출을 바라보던 최재우는 메달 획득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무서운 신인' 최재우가 처음 출전하는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사고'를 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최재우 프로필

▲생년월일·출신지 = 1994년 2월27일 서울
▲신체 = 177㎝ 72㎏
▲출신교 = 캐나다 휘슬러 중등학교(11학년)-청담고-한국체대
▲소속 = CJ제일제당

▲국제대회 주요 성적
- 2010 국제스키연맹(FIS) 레이스 모굴 2위
- 2011 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모굴 4위·듀얼 모굴 4위
- 2011 국제스키연맹(FIS) 레이스 모굴 4위·듀얼 모굴 4위
- 2011 호주 콘티넨탈컵 모굴 3위
- 2012 국제스키연맹(FIS) 레이스 모굴 1위
- 2012 주니어세계선수권 모굴 3위
- 2012 호주 콘티넨탈컵 모굴 1위
- 2013 세계선수권 5위
- 2013 FIS 월드컵 1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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