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영역 지구과학Ⅰ 4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지혁 대성마이맥 강사(지구과학)는 16일 "수능을 위해 학생들이 공부한 교과서와 EBS교재인데 지구과학Ⅰ 4번 문제의 보기 'ㄴ'을 판단할 근거가 교과서에는 없고, EBS는 내용이 배치된다"며 "학생들이 공부했던 방식에 따라서는 틀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출제오류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구과학Ⅰ 4번문제는 스모그, 원유유출, 유독성 화학 물질의 매립 등 환경오염 사례에 대한 옳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다.
김 강사가 지적한 문제(나)와 보기(ㄴ)는 각각 '2010년 미국 멕시코 만에 있는 석유 시추 시설이 폭발하여 유출된 원유가 연안 생태계에 심각한 오염을 초래하였다'와 '해수의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이 증가하였다'이다.
학생들은 교과서의 수질오염 단원을 통해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은 생활하수 등이 버려지면서 유기물이 호기성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부영양화 과정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배운다. 해안가에서 부영양화가 나타나면 적조가 발생한다는 내용도 있다. 다만 원유유출과 관련된 기술은 따로 있는데, 여기서는 미생물 등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에 대한 내용을 배우지 않는다.
김 강사는 이때문에 교과서로만 공부를했던 학생이라면 원유유출로 인해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EBS교재 '수능완성'에서는 선박충돌로 인한 기름유출 사고를 문제로 놓고, 유류 오염의 영향 및 피해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으로 '해안가가 기름에 의해 오염되면 적조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를 제시했다.
적조는 물 속에 영양염류가 과다하게 유입될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유류오염에 의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적조가 발생하면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은 증가한다. 즉 학생들은 적조와 유류오염은 관계가 없는 것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해양 오염 중 적조와 기름 유출에 의한 오염은 서로 다른 종류의 오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능에서는 '(나)에서 해수의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은 증가 했다'가 문제의 정답이었다.
이에 대해 김 강사는 "일반적인 교육과정에 따르면서 기름이 유출된다고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이 증가한다는 추론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2번 선지 또한 복수 정답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