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멤버십 회원 가입비 미납금 내라"…1600여명 속인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멤버십 회원 가입비 미납금이 있다고 속여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1600여명을 속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 41명을 검거하고 조직 대표 고모(37)씨와 모집책 이모(54·여)씨, 팀장 역할을 한 강모(29)씨·김모(35)씨·함모(36)씨를 구속하고 강모(23)씨 등 3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월 중순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멤버십 가입비 미납금이 있다고 속여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1657명으로부터 24억4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대표 고씨와 조직의 팀장급은 33개의 위장사업장을 설립해 각 사업주 명의로 신용카드 가맹점을 개설했다. 또 콜센터 4곳을 마련했다.

중간관리책들은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사들였다. 이들은 예전에 한 해 얼마를 내면 영화관람, 무료통화 등을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 업체로부터 개인정보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 통합멤버십 보상관리과 직원이다. 10년 전에 가입한 회원 가입비 미납대금이 있는데 원래 미납대금이 300만원이다. 결제하지 않으면 통장에서 자동 결제되고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오늘 165만6000원을 결제해주면 완납해준 것으로 해주겠다"고 각본을 준비했다.

이 조직은 인터넷 구인사이트 등을 통해 텔레마케터를 모집해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교육한 후 불법으로 사들인 개인정보를 활용해 전화를 하도록 했다.

텔레마케터들이 전화를 한 후 팀장급에게 보고하면 팀장급들은 한 차례 속은 사람들에게 다시 전화해 "보상관리과인데 미납대금을 결제하고 멤버십에 가입했지만 추가 결제금액이 남아있다. 이번에 추가 결제를 하면 완납된 것으로 처리해주겠다"고 속였다.

60~80대의 노인들은 이들의 말에 속아 결제를 했다. 이들은 한 번 속은 사람들에게는 4, 5번까지 전화를 했고, 많게는 5번까지 속은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취업준비생들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악용해 조직원을 모집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인터넷 구인광고를 통해 모집된 조직원들은 대학교 휴학생, 장기 미취업자가 대부분이었다.

조직원들은 실제로 미납금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를 요구하는 것을 알게된 후에도 다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건당 20만원씩을 벌게되자 계속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길게는 2년까지 일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속아서 돈을 넘겨준 사람들이 고소를 하면 신용카드 결제를 취소하고 고소를 취하하도록 요구했다.

조직원들에게 가명을 사용하게 하거나 경찰에 신고한 이들의 개인정보를 태워버리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했다.

올해 5월 중순 경찰이 수사를 개시한 것을 눈치챈 뒤 고씨는 팀장급, 주요 조직원들에게 도피자금과 도피장소를 제공하면서 도피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경찰은 도주 중인 총책 박모(52·여)씨 등을 추적하는 한편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미납금이 있다는 전화를 받으면 증빙자료를 요구해야한다.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면 변호사나 경찰,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상담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