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들이 자신들을 광주에 침투한 북한특수군(광수)으로 매도한 보수논객 지만원씨를 명예훼손 등으로 추가 고소했다.
5월 단체는 오는 21일부터 광주시청 로비에서 지씨가 시민군을 '광수'로 지목하고 있는 사진을 전시한 뒤 실제 인물 찾기에 공개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비상계엄 철폐'와 '유신세력 척결'을 외치며 계엄군에 맞섰던 5·18 당시 시민군 4명은 20일 오전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지만원씨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지씨가 '북한의 황장엽'이라고 지목한 사진 속 실제 인물인 도청 시민군 상황실장 박남선씨 등이 고소인으로 참여했다. 기자회견에는 광주변호사회,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실, 5·18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이 함께 했다.
지씨는 5·18 당시 광주 시민들과 시민군의 사진을 북한군 핵심 간부들의 얼굴 사진과 비교하며 '5·18 때 광주에 내려온 북한특수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얼굴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광수'로 지목된 시민군들은 이날 현재 모두 200여명에 달한다.
지씨는 앞서 복면을 쓰고 광주항쟁에 나섰던 시민군, 일명 '복면 시민군'을 북한 특수부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5월 단체와 당시 시민군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은 군사독재에 저항해 오늘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형성한 중요한 사건"이라며 "지만원은 5·18민주화운동의 왜곡을 직업적으로 일삼는 상습범"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씨는 지난 2003년 5·18의 명예를 훼손해 검찰에 구속,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또 지난 2013년 '5·18은 김대중이 일으킨 내란'이라는 주장을 했다가 명예훼손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5월 단체들은 "북한의 황장엽이라고 지칭하며 박남선씨의 사진을 게시했으나 실제 북한의 황장엽은 1980년 당시 만57세(1923년생)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내고 있었다"며 "사진의 실제 주인공 박남선씨는 1954년생으로 당시 27세였다. 지위도 나이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21일부터 광주시청 로비에서 지씨가 '광수'로 지목하고 있는 시민군 사진을 전시한 뒤 실제 인물 찾기에 공개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광주시민들의 많은 참여와 적극적인 제보를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검찰 고소에는 지씨가 북한 특수군으로 몰아세웠던 임모(53)씨와 구모(52)씨 등 '복면 시민군'들은 제외됐다. 임씨 등은 자신들이 사진 속 '복면 시민군'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들을 그동안 꼼꼼히 모아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고소도 이뤄질 예정이다.
5월 단체는 이와 함께 법원이 발행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인터넷 매체 '뉴스타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뉴스타운'은 지난달 25일 광주시와 5월단체가 제기한 발행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광주지법이 받아들인 후에도 5·18을 왜곡하는 내용의 기사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와 5월 단체는 추가 고소와 함께 발행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법원은 가처분 인용을 하며 '5·18과 관련한 허위 사실이 담긴 신문을 발행·배포할 수 없으며 이 같은 내용을 인터넷에도 올릴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5월 단체에 1회당 2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편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광주지방 변호사회 등은 지난 8월31일 지씨를 상대로 광주지법에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지씨는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를 '(5·18)폭동을 촉발시킨 빨갱이 집단'으로 폄훼하고 '천주교 신부들이 북한과 공모하고 있다'는 유언비어와 허위사실 등을 인터넷에 올린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