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캣맘 사건' 3D시뮬레이션 장비 동원

'용인 캣맘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벽돌 투척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3차원 시뮬레이션(모의실험) 장비를 동원했다.

용인서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공동으로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3차원 시뮬레이션 분석을 위한 준비작업을 벌였다.

경찰과 국과수는 이날 오전 벽돌이 떨어지는 장면이 찍힌 CC(폐쇄회로)TV 속 영상을 토대로 궤적과 속도를 확인해 실측하는 작업을 했으며, 오후에는 3D 스캐너를 이용해 사건 현장 주변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했다.

3D 스캐너는 이미지의 각 지점에 좌표를 매겨 현장의 거리와 각도 등을 컴퓨터에 입력, 실제와 비슷한 환경에서 가상 실험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비다.

경찰과 국과수는 컴퓨터에 구성한 가상현실에서 벽돌을 투척한 각도와 위치, 방법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모의실험을 한 뒤 벽돌이 떨어진 경로를 추정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벽돌 낙하 장면이 찍힌 CC(폐쇄회로)영상과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하면 벽돌의 최초 낙하지점을 상당부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는 15일 이내 나올 전망이다.

국과수 관계자는 "CCTV 영상으로 확보한 궤적과 속도를 대입하면 벽돌이 떨어진 지점을 상당부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벽돌이 자유낙하한 것인지 인위적으로 투척했는지도 시뮬레이션으로 알아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변 지형지물과 당시 날씨를 고려할 때 바람의 영향(항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비슷한 실험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이번처럼 자세한 조건(궤적과 속도)이 주어진 적은 처음이어서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모의실험과 별개로 아파트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탐문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아파트 5~6호 라인에는 35세대 13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까지 동의를 얻어 130여명 가운데 60여명의 DNA를 채취했다. 경찰은 일가족의 경우 부모의 DNA만 채취하면 자녀까지 대조가 가능해 사실상 모든 주민의 DNA정보를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5~6호에 거주하는 모든 세대 내부에 들어가 유사한 벽돌이 있는지 확인했으며, 정황상 투척 가능성이 높은 6호 라인 세대의 경우 벽돌이 있을만한 곳의 사진도 찍고 특이물질이 있는지 시료도 채취했다.

경찰은 국과수에 의뢰를 맡긴 벽돌에서 특정 물질이 검출되면 세대별로 채취한 시료와 비교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그밖에 최근 1개월 이내 아파트 현관 CCTV 영상을 분석, 사건 당시 아파트 내에 있던 사람을 추리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6호 라인 세대에 들어가 벽돌이 있는지 조사했지만, 유사한 벽돌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나온 자료를 종합하면 사건 당시 20여명이 아파트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오후 4시40분께 용인 수지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집을 만들던 박모(55·여)씨가 같은 아파트 고층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지고, 함께 있던 주민 박모(29)씨도 크게 다쳤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벽돌을 투척한 것으로 보고 지난 11일 벽돌 사진을 넣은 전단을 아파트 주변에 배포, 최대 포상금 500만원을 걸고 주민 제보를 받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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