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계천 복원 10년, 뿌리 뽑힌 상인들의 삶에 주목해달라"

청계천 복원 10주년을 맞은 1일 청계천 이주 상인들과 시민단체가 "청계천에서 생활을 일궈왔던 이들의 뽑혀진 삶을 기억해달라"며 "흩어진 상인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생계를 꾸리지 못하고 떠돌고 있다"고 호소했다.

가든파이브비상대책위원회와 빈곤사회연대 등 시민단체는 청계천 복원 10주년 기념행사를 앞둔 이날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계천에서 장사했던 상인들은 청계천 복원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자였다"며 "그럼에도 지금은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 됐고 서울시 등이 약속했던 부분들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시는 당시 청계천 복원으로 이주해야하는 상인들에게 복합쇼핑센터 '가든파이브'에서 장사를 하라고 했지만 가든파이브는 쉽게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분양가가 싸지 않았고 상권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며 "이제 가든파이브에서 실제 장사하는 청계천 이주상인은 100여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가든파이브 이주 상인들이 제안한 시민토론회는 서울시와 SH공사에 의해 거절됐고 황학동으로 밀려난 노점상들은 강제 철거됐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청계천의 그림자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면서도 청계천의 햇빛은 자신들의 몫이라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10주년 기념식'을 시작으로 10월 한달 동안 다양한 사람들이 청계천을 가득 메우겠지만 삶의 뿌리가 뽑혀버린 상인들의 자리는 없다"며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청계천 복원 10주년 행사의 빠진 부분을 채워넣는 대응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노동당서울시당 김상철 위원장은 "청계천 복원 10년, 마냥 잔치를 벌일 수는 없다"며 "청계천에서 생계를 이루며 살던 사람들의 마음은 10년 동안 시커멓게 타들어갔다"고 말했다.

가든파이브비상대책위원회 유산화 위원장은 "청계천 복원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뺏어갔다"며 "서울시는 가든파이브로 이주하라고 했지만 결국 우리는 가든파이브에서도 쫓겨났다. 서울시 정책 실패를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나"고 울먹였다.

이들은 오는 3일 서울시의 청계천 걷기대회에 맞춰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같은 날 청계천 모전교와 광통교 주변에서 '청계천 복원 전후 생태 사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6일 오후 7시에는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청계천 복원 10주년의 한계를 다루는 포럼을 진행한다.

한편 청계천복원10주년기념걷기대회추진위원회는 이날 시민들과 함께 청계광장을 출발해 서울숲까지 12㎞를 걷는 행진을 계획했으나 갑작스런 폭우로 행사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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