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70억원 상당의 기름을 훔쳐 수익을 챙긴 기업형 절도단 주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2012년 경북 김천에서 이같은 범행을 벌인 뒤 필리핀으로 도피했던 노모(42)씨를 전날 국내로 송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는 2012년 4월께 경북 김천시 소재 한 주유소를 매입한 뒤 같은해 8월 말부터 3개월 동안 경유 및 휘발유 400만ℓ(70억원 상당)를 절취해 서울과 경기 지역 주유소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노씨 일당은 매입한 주유소 부지 밑에 깊이 3m, 길이 50m, 지름 1m 규모의 굴을 파 인근 송유관에 접근했다. 이어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유압호스를 연결한 뒤 기름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노씨는 같은해 12월 타인 명의의 여권을 부정발급 받은 다음 3개월 뒤 위조 여권을 이용해 필리핀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노씨의 공범 15명 중 13명은 이미 검거됐으며 범행 가담 정도가 큰 9명은 구속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난 4월 필리핀 이민청과 합동으로 국내에서 범행을 저지른 후 도망친 도피사범 검거작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올 5월에는 필리핀에서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인질강도단 수괴 김모(44)씨를 국내 송환하고 두달 뒤인 7월에는 도주해있던 '봉천동 식구파' 두목 양모(49)씨와 부두목 민모(45)씨를 검거, 송환한 바 있다.
경찰청 김성근 외사국장은 "필리핀으로 도피한 중요사범의 잇따른 검거 및 송환은 교민사회 안전을 확보하고자 하는 한국 경찰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외도피사범은 필리핀 뿐 아니라 세계 어디라도 추적해 반드시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4월부터 필리핀 내 조직폭력배 및 동네조폭 주요 도피사범 10명을 선정해 현재까지 총 5명을 검거하고 나머지 5명을 추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