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1억 탕진 새마을금고 직원 항소심서 형량 늘어

고객 명의로 거액을 대출받아 부동산 투자와 채무변제 등에 사용한 새마을 금고 직원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충북 충주의 한 새마을금고 팀장이었던 박모(43)씨는 대출 실행을 잘못해 4억2000만원의 손실금이 발생하자 고객 명의로 대출을 받아 대위변제하기로 마음먹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고객의 통장과 도장, 개인정보를 사용해 대출 거래명세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직원에게 지시해 1억원을 대출받았다.

박씨는 대출금을 금고의 손실금 변제에 사용하지 않고 고객 명의로 개설한 통장 계좌로 입금받아 부동산 투자,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돈은 2012년 8월 29일부터 지난해 10월 1일까지 28차례에 걸쳐 무려 21억4500만원이었다.

박씨의 범행은 불법 대출이 반복적으로 실행된 정황을 알아챈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특별 감사에 나서면서 꼬리가 밟혔다.

해당 금고는 박씨의 사표를 수리하고, 그의 퇴직금 등을 합쳐 2억8000만 원을 손실금으로 갚았다.

나머지 피해액 9억8000만원은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원보증보험 보상금으로 전액 변제해 고객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애초 감사를 통해 드러난 횡령액수는 12억6000여만원. 그러나 경찰수사로 드러난 횡령 금액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충주경찰서는 지난 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혐의로 박씨를 구속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검사는 양형 부당의 이유를 들어 즉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승표)는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박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문서를 위조하고 직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범행한 점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신원보증에 가입해 금고의 대출 피해액 9억8000만원을 변제했더라도 실질적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에 피해가 전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의 양형기준을 보더라도 징역 4년에서 8년 4개월 선고에 해당해 원심판결은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