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5억 황제노역'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허재호(73) 전 대주그룹 회장이 뉴질랜드로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22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 한 구청에서 여권을 만든 허 전 회장이 지난 3일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허 전 회장은 뉴질랜드에서 하고 있는 아파트 분양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해 출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귀국한 뒤 회삿돈 수천억원을 국내외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허 전 회장은 조세포탈 혐의로 선고받은 벌금 224억원과 국세 292억원, 지방세 20억원 등 530억원을 납부했다.
이후 검찰은 허 전 회장이 연루된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뒤 지난달 말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하지만 서울지방국세청은 허 전 회장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차명 주식 매각 과정에서 증여세와 양도세 등 국세 63억원을 탈루한 사실을 적발해 이 중 6억8000만원은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관련 수사를 진행했지만 중요 증인이 없어 수사를 계속할 수 없다는 취지의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렸다.
허 전 회장의 출국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국세청은 뒤늦게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허 전 회장은 회삿돈 수천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지난 2011년 12월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귀국하지 않고 해외에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1일 5억원(일당 5억원)으로 환산하는 노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선고를 받아 이른바 '황제노역' 비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