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뇌사 판정 여고생…4명에게 새생명 주고 떠나

10대들의 집단폭행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고생이 장기를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우리 곁을 떠났다.

교통사고 등 일반사고사가 아닌 형사사건 피해자의 가족이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것은 드물어 소중함을 더하고 있다.

17일 청주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박모(17)양은 지난 4일 김모(17)군 등 또래 3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 충북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더는 손쓸 수 없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

12일 동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박양은 코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는 산소요법에 의존하다가 16일 오전 8시10분께 숨졌다.

고인의 가족들은 새 생명을 구하기 위해 병원 측에 장기기증 의사를 어렵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 병원은 박양의 심장과 간, 폐, 신장을 적출해 응급 환자 4명에게 이식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전문의 주모(34)씨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가족들이 힘든 결정을 해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새 생명을 이식받은 환자들이 고인과 가족들의 숭고한 뜻을 간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양은 지난 4일 오전 5시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의 한 상가 앞에서 고등학교를 그만둔 김군과 재학생 전모(17)양 등 2명과 승강이를 벌이다 폭행을 당해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다.

경찰은 김군을 공동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폭행에 가담한 전양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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