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과수와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병해충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28일 충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태풍이 몰고온 장마와 불볕더위로 병해충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지난 16일 제천시 백운면의 한 사과 과수원에서 과수 세균 병인 화상병이 발생했다.
배나무, 사과나무를 주로 공격하고 발병하면 1년 안에 나무를 말라죽인다.
하지만, 매몰 외에는 뾰족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게 이 병의 특징이다.
제천시는 화상병 확산을 막으려고 과수원 반경 100m 안에 있는 과수를 뽑아 소각 처리하고, 반경 5㎞ 이내 과수의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충주시 주덕읍과 신니면에서는 지난 5일 멸강나방 유충인 멸강충이 출현했다. 사료작물인 옥수수와 수단그라스 등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어 무려 40㏊에 피해를 줬다.
지난달 2일 음성군 삼성·생극면에서도 멸강충이 작물 15㏊에 피해가 발생했다.
외래 해충인 '미국선녀벌레'는 5월 15일 충북에서 처음 부화한 것이 확인됐고, 이후 개체수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기술원이 6~7월 도내 11개 시·군에서 블루베리, 감, 아카시아 등을 대상으로 선녀벌레 밀도를 조사했더니 나뭇가지 30㎝당 평균 20.87마리였다. 가장 많은 표본은 무려 138마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10.12마리, 최다 30마리였던 점과 비교하면 2~4배나 늘어난 셈이다.
미국선녀벌레는 5~6월 유충인 시기엔 나무의 즙을 빨아 먹어 생육을 방해하고, 7~8월엔 성충이 되면 그을음병을 유발하는 감로(분비물)를 배출한다.
워낙 움직임이 빠르고 광범위하게 분포하다보니 방제도 쉽지 않다.
과수에 피해를 주는 해충은 또 있다. 복숭아심식나방과 복숭아순나방도 최근 출현했다.
심식나방은 유충(애벌레) 상태로 토양에서 월동한 후 열매 안으로 침투해 과육을 갉아먹는다.
충남·전북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갈색날개매미충도 충북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아직 발생밀도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과실류 피해가 우려돼 적기 방제가 필요해보인다는 게 기술원의 판단이다.
산림, 가로수, 과원에 서식하면서 성충이 되면 50여 종류 과수나무에 달라붙어 말라죽이는 게 심식나방의 특징이다.
관리대상 해충인 '중국 꽃매미'는 집중적인 방제 덕분에 올해는 크게 기세를 떨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농작물 피해를 막으려면 지속적인 예찰활동과 적기 방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